'같은 볼볼볼볼' 왜 김범수는 되고 최대성은 안될까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출루한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평균 자책점은 무한대인 상태다. 아웃 카운트 하나 없이 2점을 내준 탓이다.
할 말이 없는 경기는 아니었다.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듯한 공 몇 개가 모두 볼 판정을 받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아쉬운 장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심판 판정도 경기의 일부다. 에이스가 되기 위해선 거쳐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하기도 했다.
물론 김범수는 제구가 좋은 투수는 아니다. 때문에 2타자 연속 2볼넷이 특별할 것은 없다. 억울한 면이 있다 해도 감수해야 할 대목이다.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두산 최대성이 그랬다. 최대성은 24일 잠실 한화전에서 3타자를 상대해 2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실점은 3점이나 됐다. 내보낸 주자들이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달랐다. 최대성은 24일 경기 후 2군으로 내려갔다. 반면 김범수는 여전히 팀의 필승조에 포함돼 있다.
두 투수의 볼넷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우선 최대성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 어려웠다. 최대성은 2004년 롯데에 입단했다. 15년차다. 늘 문제가 됐던 제구를 여전히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겨울 많은 땀을 흘렸지만 첫 경기에서 많을 것을 잃어버렸다. 빠르게 신뢰를 잃은 이유다.
그렇다면 김범수는 시즌 첫 경기의 실패에 좌절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다. 두 타자에게 내리 볼 4개를 던지며 팀의 패배를 바라봐야 했지만 김범수는 이 정도 시련에 흔들릴 선수가 아니다. 지난 겨울 깨닫게 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는 "제구가 잘 안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다. 지난 겨울 개인 훈련을 하며 배영수 선배님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지난 겨울 자율 훈련 기간 배영수, 김민우와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 개인 훈련을 했다. 김범수는 "배영수 선배님은 팀을 떠나는 것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줬다. 프로 21년의 경험을 거의 모두 전수해 주셨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 중 가장 크게 김범수의 가슴을 울린 조언은 이것이었다. 배영수는 "제구가 잘 안되는 너의 패스트볼은 오히려 타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하나만 노리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어디로 공이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반대로 그걸 네가 활용해라. 너의 잘 잡히지 않은 제구는 타자의 노림수를 피해 갈 수 있는 최적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김범수에게 힘을 보탰다.
투수는 코너에 몰리면 일단 빠른 공을 찾게 마련이다. 김범수처럼 패스트볼의 구위가 타자의 힘을 억누를 수 있는 투수라면 더욱 그렇다.
반대로 타자도 투수의 빠른 공을 노리게 된다. 일정한 코스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면 반대로 타자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김범수와 같은 유형의 투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언제 어디로 공이 올지 알 수 없다. 패스트볼을 추측할 수는 있어도 어디로 들어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투수는 마지막으로 빠른 공으로 승부를 걸 때 타자의 바깥쪽 가장 낮은 존을 목표로 한다. 그래야 큰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구가 좋은 투수라면 반대로 타자가 그 존을 노릴 수 있다. 바깥쪽 낮은 존은 대부분 타자에게 약점이 되지만 노려서 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범수의 단점이 장점으로 살아날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타자는 바깥쪽 낮은 존을 노려 칠 수 없다. 공이 어디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범수는 "배영수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 많은 것을 느꼈다. 제대로 제구가 돼야 내가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투수가 코너에 몰리면 바깥쪽 낮은 존을 목표로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는 늘 그 존으로 공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약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타자 로서는 머리가 아플 것이다. 나는 앞으로 그것을 파고들 생각이다. 어느 코스건 스트라이크만 되면 된다. 타자도 헷갈릴 것이다. 꼭 완벽한 제구를 하려고 애쓰지 않을 생각이다. 내 오락가락하는 제구가 반대로 타자에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내 구위를 믿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 공을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직 김범수는 보여준 것보다 보여 주지 않은 것이 많다. 여기에 약점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찾게 된다면 이전보다 자신 있는 투구가 가능해 질 것을 기대된다.
최대성도 같은 과정을 걸었다. 하지만 마음 먹은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겨울 정말 많은 땀을 흘렸기에 첫 실패는 더욱 뼈아팠다. 팀이 기다려 주기엔 너무 많은 시간을 지나왔다는 점에서 김범수와 다르다.
반면 역발상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되살릴 수 있게 된 김범수. 하루하루의 결과를 떠나 그가 더 나아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출발은 좋지 못했지만 그의 투구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을 보인다. 아직 단점조차 모두 보여 준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추천 기사
야구 관련 기사
-
이의리 공식 마무리 낙점 발표, 이 선수에 달렸다? ‘KIA 좌승사자’ 천군만마 온다
2026-08-20
-
문현빈을 따라다니는 지긋지긋한 그 단어… 너무 잔인한 계절, 트라우마 떨쳐낼까
2026-08-20
-
롯데 160km 파이어볼러, 엔트리 확대되면 볼 수 있을까? 다만 확실한 조건이 달렸다 "잘 해야지"
2026-08-20
-
미국도 “김도영 지켜보는 것만으로 기쁨” 극찬… 쳤다 하면 MLB급 홈런, 비결은 무엇인가
2026-08-20
-
충격의 1이닝 13실점→끝내기 폭투…유망주 육성, 성적 다 포기했나? 도대체 키움의 목표는 뭘까
2026-08-20
-
방출 운명 뻔한데, 보스 이렇게 진심이었을 줄이야…첫 승+물세례에 "너무 좋다, 엄청 좋다"
2026-08-20
추천 콘텐츠
-
‘충격 오피셜’ 세계랭킹 13위 ‘코카인 마약 양성 반응’…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 “큰 실수, 전적으로 내 책임” 테니스계 발칵
2026-08-20
-
"2000만 달러 가장 잘못 쓴 사례" 145년 전 선수와 비교라니, 김하성 기록 어떻길래…그래도 희망 있다, 가을야구에서 뒤집는다면+경쟁자도 부진
2026-08-20
-
[오피셜] '대충격' 현역 선수가 마약 적발이라니, '윔블던 준우승 스타' 코카인 양성 반응…"엄청난 실수, 모든 책임 지겠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걸그룹 비주얼' 더 빛난다…日 배드민턴 천년돌, 2주 연속 우승하더니 세계선수권까지 → 첫판부터 32분 만에 완승
2026-08-19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