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스포츠타임 인사이드] ‘꺼진 안테나’ 구상 틀어진 kt, 飛上 아닌 비상사태

작성일: 2019.04.06 07:0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예상보다 일찍 위기관리능력 시험대에 오른 이강철 kt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의 2019년 슬로건 중 하나는 비상(飛上)이다. 만년 하위권 이미지를 버리고 날아오르자는 염원이 담겼다. 하지만 시즌 초반 판도만 놓고 보면, 그 뜻이 아닌 비상(非常)이다. 시즌 구상이 상당수 틀어졌다는 점에서 위기가 심상치 않다.

kt는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0-13으로 크게 졌다. 선수단은 물론 관계자와 팬들 모두 할 말을 잃은 경기였다. 타선은 상대 마운드에 꽁꽁 묶였다. 승부처에서는 힘 빠지는 실책이 나왔다. 경기 막판 등판한 투수들은 죄다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고 실점했다. 자존심이 상할 법한 하루였지만, kt는 그 분함을 경기력으로 이어 가지 못했다.

5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던 kt는 2승 후 다시 5연패에 빠졌다. 시즌 전적은 2승10패(.167)이다. 10번 붙으면 아무리 못해도 3번은 이긴다는 야구인데, 승률이 2할도 안 된다. 시즌 시작 12경기 만에 5위권과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kt의 전력을 온전히 대변하는 승률은 결코 아니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몇 차례 그르친 것이 결국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시즌 전 구상이 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개 시즌 전 구상은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머리를 맞댄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대로 흘러가도 5강을 장담할 수 없는 판에 그마저도 안 되고 있다. 긴장감이 흐르는 이유다.

▲ 이대은-엄상백 부진, 구멍 생긴 마운드 퍼즐 조각

가장 중요한 선발 로테이션부터 힘겹다. 5일까지 선발 평균자책점은 5.05로 리그 8위다. 라울 알칸타라가 어깨 통증을 딛고 복귀했지만, 믿었던 이대은이 2경기에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은 9.00이다. 구위도 아직은 기대만 못하다. kt는 이대은을 ‘10승’에 근접한 투수로 계산에 넣고 시즌을 시작했다. 윌리엄 쿠에바스도 패스트볼 위주의 패턴이 간파당하며 평균자책점 5.60에 머물고 있다.

▲ 이대은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kt의 시즌 구상은 완전히 깨진다 ⓒkt위즈
불펜도 웃을 처지가 안 된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6.63으로 역시 리그 8위다. 가장 중요한 퍼즐 중 하나였던 엄상백이 고개를 숙였다. 김재윤과 번갈아가며 마무리 보직을 맡아야 할 엄상백은 7경기에서 블론세이브 한 차례를 포함해 평균자책점 14.00에 그치고 있다. 김재윤 정성곤이 분전하고 있지만 승리로 가는 다리 하나가 완전히 무너졌다. 어린 선수들의 분전은 산발적이다. 이것을 시즌 계산에 넣었다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 아직 없는 ‘유격수 황재균’ 효과, 야수 구상은 ‘혼란’

타선은 차라리 당황스럽다.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팀의 타선은 다른 팀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투수들이 경기만 대등하게 만들어줄 수 있어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했다. 이게 시즌 구상의 기초 중 하나였다. 그러나 kt 타선은 시즌 초반 그런 이 감독의 자신감을 무색게 했다. 12경기를 치른 가운데 팀 득점은 37점에 불과하다. 경기당 3점 수준인데 이기기가 쉽지 않다. 게레로 타격코치의 대처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진다.

단순한 타격감과 득점권 타율의 문제라면 나아질 구석이 있다. 어차피 평균을 찾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심 차게 시도했던 ‘유격수 황재균’ 카드가 아직 느낌표가 되지 못했다. 공수 모두에서 기대했던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황재균을 유격수로 두면서 여러 선수가 포지션을 바꿔야 했는데 시행착오가 만만치 않다. 벤치도 당황하는 기색이 읽힌다. 비교적 주전 선수들이 확고한 팀임에도 불구하고 kt는 12경기에서 11개의 타순을 썼다.

▲ 가장 중요한 승부수였던 '유격수 황재균' 카드는 아직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 ⓒkt위즈
가뜩이나 공격도 안 풀리고, 마운드도 힘겨운데 수비 실책까지 괴롭힌다. 야수들은 12경기에서 1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승부처에서 걷잡을 수 없는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 실책은 아니지만, 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3피트 규정을 어겨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 보기 드문 장면도 있었다. 실책은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 시행착오인가, 방향성 오류인가… 4월 가기 전에 결론난다

시즌 전 구상은 항상 희망이 넘친다. kt의 구상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투수들은 모두 좋아진 구위를 뽐냈다. 연습경기에서 맞대결한 상대 팀의 이야기가 그랬다. 황재균 유격수 카드는 이론적으로 근사하다. 유격수 포지션의 공격력을 강화하면서 팀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그 큰 그림을 받칠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것이 시즌 초반 12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시행착오로 끝나면 다행이다. 그렇다면 점점 나아지는 경기력을 기대할 만하다. 아직 시즌은 132경기나 남아있다. 그러나 그 구상이 잘못된 것임이 드러나면 올해 전망도 급격하게 어두워진다. 그래서 주목할 만한 kt의 4월이다. 30경기 정도면 각 팀들의 전력은 어느 정도 드러난다. kt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대략 견적이 나올 것이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흘러가는 상황을 냉정하게 보고 있어야 한다. 낙관의 시기는 이미 끝났다. 내부 분위기가 그렇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빨리 인정하고 수정하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혹은 이 감독의 3년 임기 전체를 본 큰 그림을 다시 그리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건 코칭스태프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