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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들었다 놓은' 타격 천재 박석민

작성일: 2015.09.20 18:06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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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2008년 10월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사직구장 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전은 삼성의 4-3 승리로 끝났다. 당시 삼성의 신예 타자 박석민(30)은 2-2로 맞선 7회초 바깥쪽 공을 방망이를 던지는 듯한 스윙으로 좌전 안타로 연결해 승리 징검다리 노릇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장에서 이 안타에 대해 묻자 박석민은 “기릿발입니다”라며 글로 쓸 수 없는 단어를 사용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폭다. 7년 뒤 박석민은 사직구장에서 홈런으로 역사를 썼다.

박석민은 20일 사직 롯데전에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초 좌월 투런에 이어 3회초 좌월 스리런으로 불을 뿜었다. 그리고 5회초 1사 만루. 김성배의 8구째를 밀어쳐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우월 만루포로 클리닝 타임 이전에 일찌감치 9타점을 쓸어 담았다. 1997년 5월 4일 삼성 정경배(현 SK 코치)를 비롯해 9차례의 최다 타이 기록을 경기 절반에 이미 뛰어넘어 버린 홈런 스윙이다.

17-13으로 앞선 9회초 선두 타자로 6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 여기서 홈런이 나왔다면 KBO 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 야구에서도 없던 1경기 개인 최초 사이클링 홈런(솔로-투런-스리런-만루 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것) 대기록이 나올 수 있었다. 상대 투수는 올 시즌 이승엽에게 개인 통산 400홈런을 내줬던 신예 우완 구승민이다. 볼카운트 1-2에서 유인구성 체인지업이 유격수 땅볼로 이어졌다. 사상 첫 사이클링 홈런과 최초의 한 경기 10타점은 물거품이 됐으나 박석민은 분명 대단했다.

2008년부터 꾸준히 삼성 3루를 지킨 박석민은 야구 팬들의 생각보다 훨씬 좋은 타자다.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한 선배 최형우, 이승엽에 비해 파괴력보다 몸 개그로 알려졌으나 박석민은 2011년 시즌(타율 0.278-출루율 0.374)을 제외하면 해마다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1할 이상을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투수가 어려워하는 타자이자 선구안으로 후속 타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고질적이던 왼 엄지 부상으로 고전하기도 했으나 2012년부터 꾸준히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의 통합 우승 4연패에는 박석민의 몫도 컸다.

올 시즌은 말 그대로 커리어 하이를 찍을 태세. 이미 시즌 108타점으로 생애 첫 한 시즌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고 시즌 25홈런으로 지난해 기록한 27홈런에 두 개 차로 다가섰다. 뿐만 아니라 골든글러브 수상에 강력한 벽과 같았던 최정(SK)이 올 시즌 연이은 부상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 박석민의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도 순조로울 전망이다.

7년 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안타에 대해 '운이 좋았다'라며 비속어를 썼던 박석민. 7년의 시간 동안 박석민은 부상 속에서 제 기량을 키웠고 꾸준히 삼성 3루를 지켰다. 국내 최고급 3루수이자 4년 연속 통합 우승팀의 주축 5번 타자. 그의 한 경기 3홈런 9타점은 분명 운이 아니다.

한편 미국 마이너리그에는 사이클링 홈런 기록이 있다. 1998년 7월 28일(한국 시간) 타이론 혼이 더블 A에서 점수별 네 개의 홈런을 모두 친 적이 있다. 혼은 2000년 SK 와이번스의 첫 외국인 타자로 2013년 WBC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헨슬라이 묄렌스와 함께 한국 땅을 밟았다가 함량 미달로 퇴출됐다. 

[사진] 박석민 ⓒ 한희재 기자.

[영상] '사직 지배' 박석민의 신들린 타격 ⓒ 영상편집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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