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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선발감' 양훈의 '현실 호투'

작성일: 2015.09.22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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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불펜 피칭 때는 80~90구 정도 던져요. 그런데 실전은 다르잖아. 일단 다음 시즌 선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 당장보다 다음 시즌을 위한 카드였다. 선발 등판도 당장 전력이 돼 달라는 것보다 현 시점에서 페이스가 어느 정도 올라왔는지 지켜보기 위한 관리 차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사고를 쳤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내년 선발감'이라던 우완 양훈(29)은 가장 바람직한 투구로 1,212일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양훈은 21일 창원 마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거뒀다. 팀은 양훈과 4회 선제 결승포를 터뜨린 박병호의 수훈에 힘입어 4-1로 이겼다. KBO리그 첫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박병호에게 가려졌으나 양훈의 호투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

지난 4월8일 양훈은 외야수 이성열-포수 허도환의 트레이드 상대로 한화에서 넥센으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경찰청 복무 2년 간 허리 부상으로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했고 김성근 한화 감독의 주문에 따라 체중 감량 등으로 더 좋은 투구를 펼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좌타 거포-포수를 필요로 한 한화와 투수진 보강이 필요했던 넥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당장 선수가 급했던 한화와 달리 넥센은 양훈에 대해 거시적으로 접근했다. 다시 제대로 된 몸을 갖추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했다. 한때 한화에서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던 투수인 만큼 예년의 몸 상태라면 다시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지난 16일 목동에서 염 감독에게 양훈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금도 불펜 투구로는 80~90개의 공을 던질 수 있어요. 그렇지만 불펜 피칭이랑 실전은 엄연히 다르지 않습니까. 불펜에서 90개를 던진다고 실전에서 그만큼 던진다는 보장도 없고. 양훈은 다음 시즌 선발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에요. 당장 1군에서 선발 주축이 돼 달라는 기대치는 아닙니다.”

정황 상으로 양훈의 21일 NC전 선발 등판 또한 '밑져야 본전'이었다. 염 감독도 양훈의 한계 투구수에 대해 90구 이하로 지정해 뒀고 초반 난타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상대 전적에서 열세인 NC와 경기인 만큼 '잘 던지면 대박, 못 던져도 그다지' 이 정도가 기대치였다. 게다가 월요일 경기인 만큼 로테이션을 당기지 않은 계획 속 양훈 선발 등판은 실패하더라도 충분히 좋은 카드였다.
 
그런데 양훈이 이 경기에서 대박을 쳤다. 특히 볼넷 단 한 개, 풀카운트 대결도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적인 투구를 펼쳤다. 팬은 물론 지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투구를 하며 승리를 이끈 양훈의 활약이 돋보였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130km대 후반~140km대 초반으로 나쁘지 않았다.

양훈은 장점이 아주 많은 투수다. 192cm 큰 키로 타점 높은 공을 던지며 건강했을 때 시속 150km이 넘는 빠른 공을 던지기도 했다. 한화 암흑기에 초, 중반 좌충우돌하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경찰청에서 2년 간 슬럼프로 고생했고 올해도 적지 않은 시간을 힘들었던 양훈의 호투. 양훈은 무실점투로 넥센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밝혔다.

[영상] 양훈 선발 복귀 호투 ⓒ 영상편집 김용국

[사진] 양훈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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