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Insider] 마크 무뇨즈, 은퇴 그리고 100일…슈퍼맨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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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독점 영상> '옥타곤 안팎 비하인드 스토리' UFC 얼티밋 인사이더(Ultimate Insider) 시즌 2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2015년 5월 15일. UFC가 필리핀에 처음 상륙한 날. 메인이벤트에서 프랭키 에드가가 유라이야 페이버에게, 코메인이벤트에서 게가드 무사시가 코스타 필리푸에게 판정승을 거둔 날. 남의철이 홈 어드밴티지에 어처구니없이 판정패한 날. 방태현, 임현규가 아쉽게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날.
그리고 이날은 마크 무뇨즈(37·미국)에게 평생 다시 오지 않을 특별한 하루였다. 2007년 종합격투기 데뷔 후 부모의 나라에서 처음 경기를 갖는 날, 또한 파이터 생활을 마감하는 선수 인생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은퇴전 상대 루크 바넷에게 3-0 판정승을 거두고 SM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를 가득 채운 2만 명의 필리핀 팬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을 때, 무뇨즈는 마이크를 들고 작별을 고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봤다. 슈퍼 히어로들이 나오는 만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케이지에 들어설 때마다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었다. 내가 꿈꾸던 것, 내가 바라던 것이었다. 케이지에서 성취하려고 했던 것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는 걸 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오랜 시간을 종합격투기를 위해 투자했다. 팬들의 가슴속에 보물을 안겨 줬다.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그들에게 밝은 영향을 줬다."
그는 아쉬움과 고마움, 기쁨과 슬픔을 같이 토해 냈다. 시원하고, 또한 섭섭한 느낌으로.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했다. 옥타곤 슈퍼 히어로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2010년 8월 오카미 유신에게 판정패한 뒤 4연승을 달렸지만, 2012년 7월 크리스 와이드먼의 팔꿈치에 TKO패했다. 팀 보우치에게 판정승을 거둬 부활하는 듯했으나 2013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료토 마치다, 게가드 무사시, 호안 카네이로에게 연패했다.
한계를 느낀 히어로 지망생, 하지만 슈퍼 대디는 될 수 있다고 믿었다. 파이터가 아닌 아버지의 삶을 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올해 은퇴를 결심했다.
무뇨즈는 은퇴를 일주일 앞두고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정키'와 인터뷰에서 "내가 내린 결정이다. 이제 가족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UFC에서 활동한 지난 6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첫째 딸이 15살이 됐다. 종합격투기를 시작한 지는 7년이 됐다. 딸 인생의 거의 절반을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살았다. 딸이 커 가는 특별한 순간들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하면서 점점 감정적으로 변했다. 또 다른 세 명의 아이들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체육관 '레인 트레이닝 센터(Reign Training Center)'의 문을 닫는 결단도 내렸다. 지난 4월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파이팅'과 인터뷰에서 "체육관을 매각하는 건 매우 힘겨운 일이었다. 마음이 아팠다. 3일 동안 누가 죽기라도 한 것처럼 비통했다. 체육관을 운영하며 많은 사람들을 도왔다. 그들은 내게 다가와 '당신이 내 삶을 구했다'고 말했다. 소외된 아이들, 위기의 아이들이 체육관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을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무뇨즈는 주목 받던 레슬러였다. 레슬링 명문 오클라호마대학교 출신으로 2001년 NCAA 디비전 1 레슬링 197파운드급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은퇴전 승리 후 "필리핀으로 돌아와 내 재능과 능력을 여러분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 필리핀 레슬링의 발전을 위해 나서고 싶다. 그것이 내 목표"라고 말한 건 뼛속까지 레슬러인 그의 당연하고 간절한 소망이었다.
무뇨즈는 지난달 22일, 은퇴 후 100일을 맞이했다. '플레이어스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파이터가 아닌 가장의 삶, 인생 제 2장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은퇴 후 100일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즐기는 삶(Enjoyable)이었다'고 말하겠다. 미련이 전혀 남지 않았다. 여전히 종합격투기를 사랑하고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게 좋다. UFC의 열렬한 팬으로 남을 것이다. 5월 15일이 내가 옥타곤에 오른 마지막 날이었다."
슈퍼 대디의 삶은 행복하다. "최정상에 서지 못했어도 평화롭다. 여러 경험을 쌓았고, UFC 파이터가 되면서 많은 기회도 얻었다. 가장 중요한 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 집의 소중한 보물들과 함께한다는 것"이라는 또 한 명의 슈퍼맨은 "어느 때보다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낀다.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보낸다. 그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파이터였을 땐 갖지 못했던 가족과 소중한 시간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고 흐뭇해 했다.
물론 앞으로 익숙하지 않은 일들에 도전해야 한다. "이제 어떤 삶을 준비할지 조금 걱정이다. 모든 프로 선수들이 직면하는 문제다. 수천만 명의 팬들 앞에서 최고 수준의 경기를 펼치는 것만큼 짜릿한 경험을 대신할 만한 직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인생 제 2장을 열고 있는 여러 스포츠인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앞날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된다"는 무뇨즈.
옥타곤 위에서처럼 항상 이길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지에서 보여 준 열정이라면, 뚫고 나갈 수 있다. 더군다나 그의 옆엔 사랑하는 아내와 4명의 아이가 세컨드로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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