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유희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클로저 함덕주(24)가 자리를 비운 날. 좌완 유희관(33)은 홀로 9이닝을 꽉 채우며 불펜에 하루 여유를 안겼다.

유희관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6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5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4-1 승리를 이끌었다. 2017년 5월 2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9이닝 무실점 완봉승 이후 726일 만에 완투승이었다. 

투수 조에 단비 같은 활약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계속해서 빡빡한 경기를 이어 오면서 필승조가 지쳐 있었다. 마무리 투수 함덕주와 사이드암 박치국이 최근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김승회, 이형범, 윤명준, 권혁 등의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  

함덕주는 16일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무너진 밸런스를 찾고 오라는 취지였다. 이달 등판한 8경기에서 2패 4세이브 5⅓이닝 평균자책점 6.75에 머물렀다. 볼이 많아지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3~4월 통틀어 5개였던 볼넷이 이달에만 7개에 이르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휴식을 준 배경이다.

박치국은 지난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⅔이닝 4실점으로 흔들린 뒤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유희관은 2년 연속 투수 조장을 맡으면서 "팀을 먼저 생각하면서 뛰겠다"고 했던 각오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줬다. 9이닝 동안 공 107개를 던지며 버텼다. 직구(47개)-체인지업(42개)-슬라이더(9개)-커브(9개)를 적절히 섞어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최고 구속은 133km까지 나왔다.   

개인적으로도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는 호투였다. 유희관은 지난달 2일 잠실 kt 위즈전 이후 7경기 만에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첫 승 이후 5경기는 5이닝을 채우기 버거운 흐름이었는데, 지난 7일 잠실 KIA전에서 6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유희관은 2013년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이후 한번도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0승을 챙기면서 886⅔이닝을 던졌다. 기복은 있어도 무너진 적은 없다.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경쟁을 펼친 끝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김 감독은 유희관이 지난 6년 동안 선발투수로서 보여준 근성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도 유희관은 선발 한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꾸준히 노력한 만큼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팀이 가장 필요로 한 순간에 자기 기량을 다 보여주며 왜 그가 두산 역대 최고 좌완인지 증명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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