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경기 19이닝 무실점의 상승세를 과시한 두산 후랭코프 ⓒ두산베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세스 후랭코프(31·두산)는 까다로운 구질을 가지고 있는 투수다. 지난해 28경기에서 18승을 거뒀다. 확실한 자신의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기록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이닝소화 측면에서는 약간의 물음표가 있었다. 지난해 28경기에서 149⅓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5이닝을 조금 넘기는 수치였다. 볼넷이 많았다. 지난해 후랭코프의 9이닝당 볼넷 개수는 3.32개로 18승 투수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몸에 맞는 공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투구 수 관리에 실패하는 경기가 꽤 있었다. 5회를 마치면 이미 한계 투구 수에 이른 날도 적지 않았다.

그런 후랭코프가 이제는 ‘이닝이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7일 인천 SK전 직전 4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다. 11일 NC전에서는 7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개인 최다 이닝 타이(종전 2번)였다. 그리고 17일에는 6이닝을 단 63개의 공으로 틀어막으며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비록 어깨 쪽에 약간의 이상을 느껴 선수보호차원에서 교체됐으나 피안타는 단 1개에 불과했다. 어깨 이상만 아니었다면 개인 최다 이닝도 충분히 가능한 흐름이었다. 그만큼 시원시원하게 던졌다. 

제구가 완벽하게 된 날은 아니었다. 분명 날리는 공도 있었다. 하지만 워낙 패스트볼 구위가 뛰어났고,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에서 우타자 바깥으로 살짝 휘는 컷패스트볼이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삼진도 5개를 잡아냈지만, 기본적으로 맞혀 잡는 피칭을 했다. SK 타자들은 이 커터의 움직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18개까지 줄어든 후랭코프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런 공격적인 흐름을 뒷받침할 만한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투구 내용도 기대할 만하다. 두산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한편 후랭코프는 5일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 11일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도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최근 3경기 19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갔다. 어깨 문제로 우려는 있었지만 후랭코프는 경기 후 "다음 등판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오늘 투구 수를 아꼈기 때문에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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