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 ⓒ곽혜미 기자
▲ 김광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SK 에이스 김광현은 올 시즌 투구 패턴에 확실한 변화를 줬다.

지난해까지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비중이 90%를 웃돌았다. 사실상 투 피치 투수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비중이 80%를 밑돈다. 나머지 구종은 커브(10.4%)와 스플리터(13.5%-자료 스탯티즈)가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김광현을 포 피치 투수라고 불러도 좋은 수준이다. 여전히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비중이 높지만 때로는 돌아갈 줄도 아는 투수로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물어봤다. "김광현에게 포 피치란 어떤 의미입니까?" 김광현은 알려 줄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자신의 구종들에 대해 설명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요즘도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를 넘어선다.

슬라이더에는 약간의 변화를 줬다. 스피드를 끌어올린 것이다. 거의 컷 패스트볼에 가까울 정도의 스피드를 형성하고 있다. 직구 타이밍에 스윙이 나오다 슬라이더가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한 변신이다.

실제로 김광현은 팔꿈치 수술 전인 2016년 슬라이더 평균 구속이 시속 132.4km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슬라이더 구속이 136km를 넘기 시작했다. 올 시즌 슬라이더 평균 구속은 136.6km다.

손혁 투수코치의 조언에 따른 변화였다. 상대가 어차피 패스트볼 아니면 슬라이더만 노리고 들어오기 때문에 슬라이더의 구속을 높여 상대를 좀 더 헷갈리게 만들자는 전략이다.

김광현은 "상대가 둘 중 하나만 노리고 들어오기 때문에 슬라이더 구속이 느리면 직구 타이밍으로 스윙이 나오다 느린 패스트볼처럼 맞아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슬라이더 구속을 끌어올렸다. 컷 패스트볼에 가까운 수준으로 던지고 있다. 대신 커브와 스플리터로 완급 조절을 한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스플리터는 구분이 쉽지 않다. 패스트볼과 궤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손에 깊이 잡고 패스트볼을 던지듯이 던지고 있다.

간혹 전력분석팀조차 속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김광현은 21일 잠실 LG전에서 14개의 스플리터를 던졌는데 LG 전력분석팀엔 하나도 체크가 되지 않았다.

커브와 스플리터는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던진다. 두 구종을 모두 스트라이크를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진다.

지난 겨울 김광현은 커브를 스트라이크와 볼로 확실하게 구분해 던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스트라이크존으로 커브를 언제든지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스플리터 역시 마찬가지다. 그 영향인지 패스트볼(0.357) 슬라이더(0.313)에 비해 커브(0.161) 스플리터(0.212)의 피안타율이 눈에 띄게 낮다.

김광현은 21일 LG전을 예로 들며 "경기 시작부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너무 잘 맞아 나갔다. 조셉에게 홈런을 맞은 공도 슬라이더였다. 예전 같으면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그렇게 5~6점 정도 주고 내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내겐 커브와 스플리터가 있다. 중요한 순간에 힘을 빼는 공을 던지면서 카운트도 벌고 체력도 세이브가 된다. 모든 구종을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트라이크가 필요할 때 잘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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