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이ⓒ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박한이는 지난해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영구결번 이야기가 나오자 입꼬리를 올렸다.

"영구결번이라는 말을 많이 해주시면 난 좋다. 영구결번은 나 더 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목표다. 가능하다면 영구결번으로 제 번호를 경기장 한 쪽에 달고 싶다."

지난 19년 동안 박한이는 한결같았다. 야구를 잘했을 뿐만 아니라 성실하고, 팬들에겐 상냥했다. 

통산 2127경기에서 2174안타. 타율 0.294, 146홈런, 906타점, 1211득점. 게다가 19년 동안 푸른 옷을 입고 삼성밖에 모르던 선수였다.

그러나 음주운전. 단 한순간의 실수가 그의 지난 19년을 앗아갔다.

박한이는 27일 아침 자녀들을 차를 태워 등교시킨 뒤 귀가하다가 오전 9시께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현장 출동 경찰이 매뉴얼에 따라 음주 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65%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다.

박한이는 지난 26일 대구 키움전을 마친 뒤 자녀 아이스하키 운동 참관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곧바로 KBO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고 말했다.

영구결번은 KBO리그에서 역사적인 활약을 하고 명예롭게 퇴장한 선수 단 14명에게 주어진 영예.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자신의 등번호 33번을 걸겠다는 박한이의 바람은 어려워졌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