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스포츠타임 인사이드] 숫자의 예언대로… 김광현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작성일: 2019.05.28 06:35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시즌 초반 불운에 고전하던 김광현은 최근 페이스를 찾으며 최고 투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 에이스 김광현(31)의 시즌 초반은 위태했다. 평균자책점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경기 내용은 가까스로 버티는 느낌이 강했다. 확실히 예전 김광현 이미지는 아니었다. 많은 삼진을 잡아냈지만, 그만큼 많은 안타도 맞았다.

김광현은 시즌 첫 9경기에서 50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훌륭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스스로도, 코칭스태프도, 팬들도 만족을 못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김광현은 50⅔이닝 동안 무려 67개의 안타를 맞았다. 리그에서 피안타가 가장 많은 선수였다. 

피안타율은 0.321,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58에 이르렀다. 이닝당 17개 정도의 공을 던지다보니 잘해야 6이닝이었다. 특히 초반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광현의 1~3회 피안타율은 무려 0.359에 이르렀다. 진을 빼고 시작했다. 안 좋은 이미지가 더 강해졌던 이유다. 에이스의 압도적인 힘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광현을 올 시즌을 앞두고 경기 준비 루틴을 조금 바꿨다. 지금까지는 경기 시작 전 30분 전에 등판 준비를 했다. 올해는 5분 미뤘다. 미묘한 변화지만 12년 동안 해왔던 루틴을 바꿨다는 측면에서 분명 민감했다. 다만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결정구인 슬라이더에 문제가 생겼다는 게 SK 전력분석팀의 분석이었다. 꺾이는 각이 밋밋해졌고, 가운데 몰렸다. 김광현도 “공인구가 조금 커져 적응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래도 당시 관계자들은 “김광현의 지표가 이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광현은 시즌 초반 “코스가 좋은 안타가 많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그 해답이 숫자에 있었다. 첫 9경기에서 김광현의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는 무려 0.435였다. 물론 BABIP이 시즌에 따라 요동치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김광현의 통산 BABIP는 0.306 수준으로,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난 숫자가 찍히고 있었다. 말 그대로 운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BABIP는 결국은 평균을 향해 가게 되어 있다. 기대를 걸어볼 만한 대목이었다. 그리고 슬라이더의 회전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 자료도 나왔다. 꺾이는 각도 미세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스스로 변화도 줬다. 염경엽 SK 감독은 5월 중순 “김광현이 슬라이더도 완급조절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예전처럼 세게 던지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 슬라이더의 위력을 회복하고 있는 김광현은 커브와 투심성 스플리터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개인 최고 탈삼진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SK와이번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실제 김광현 슬라이더 구속은 점차 올라왔다. 4월 16일 두산전 슬라이더 평균구속은 134.8㎞, 4월 21일 NC전은 134.2㎞, 4월 27일 kt전은 134.4㎞였다. 하지만 5월 들어 슬라이더 평균구속은 단 한 번도 136.8㎞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5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아낸 5월 9일 한화전은 138.9㎞에 이르렀다. 

점차 예전의 기록을 찾아간 김광현은 5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2점대(2.93)까지 떨어졌다. 첫 9경기에서 0.321이었던 피안타율은, 최근 3경기에서는 0.178까지 떨어졌다. 이닝당 투구 수도 14.5개에 불과하다. 이제는 많은 이닝을 잡으러 갈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이처럼 김광현의 반등을 예언한 숫자는, “여전히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김광현을 괴롭히던 BABIP는 0.373까지 내려왔으나 여전히 평균이나 지난 2년(2016년 0.307, 2018년 0.294)보다 높다. 아직은 운의 힘을 더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어떤 지표는 개인 최고도 보인다. 김광현이 진화하고 있다는 힌트를 직접적으로 주고 있다. 

김광현의 탈삼진 비율은 무려 25.8%다. 이는 종전 개인 최다였던 2010년(23%)보다도 높다. 탈삼진율-볼넷 비율은 20.5%로 이 또한 역대 최고치다. 김광현의 최초 전성기였던 2008년은 13.2%, 2009년은 10.4%, 2010년은 12.4%였다. 이 수치가 좋은 선수는 피장타가 많지 않은 이상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다. 올해 성적은 김광현이 1위고, 조쉬 린드블럼(두산·19.5%)이 2위다. 

기존 포심-슬라이더 조합 외에 커브와 투심성 스플리터를 섞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 높아진 탈삼진율은 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이제 타자들은 김광현의 슬라이더만 보고 있을 수 없다. 커브에 자신감이 붙었고, 뚜껑을 연 스플리터도 의외로 쏠쏠하게 먹히기 때문이다. 

타자들은 김광현의 공 10개 중 거의 3개는 헛스윙(28.9%)을 한다. 역시 리그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김광현은 분명 한층 더 성숙한 선수가 됐다. 질주는 이제 막 시작됐을지 모른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