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박한이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뭐라고 할 말조차 없다. 안타깝지만 음주운전이라….”

삼성 외야수 박한이(40)가 음주운전으로 불명예스럽게 유니폼을 벗자 삼성 구단도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영구결번까지 밑그림을 그리던 선수의 예상하지 못한 퇴장에 구단도 패닉에 빠졌다.

박한이는 27일 아침 자녀를 등교시킨 뒤 귀가하다 오전 9시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전날 대구 키움전을 마친 뒤 자녀 아이스하키 운동 참관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했는데, 아침에 술이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삼성 구단 한 관계자는 “박한이는 삼성 라이온즈의 전성시대를 함께 한 레전드 선수였다. 그가 입단하기 이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번도 못했지만 그가 입단한 뒤로 삼성은 7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은퇴를 하면 영구결번도 추진하고, 성실한 선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도자로 함께하는 그림이 있었다. 그러나 순서대로 준비했던 모든 시나리오가 다 무너진 상황이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자녀 등교를 위해 아침에 술이 덜 깬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 그러나 최근 음주운전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단도, 선수도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며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한이는 1979년생으로 현역 최고령 선수다. 올 시즌 초반 3월 27일 롯데전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고, 지난 26일 대구 키움전에서는 9회말 대타로 나서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팀이 필요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2001년 데뷔 후 19년간 ‘삼성 원 클럽맨’으로 활약하며 통산 2127경기를 뛰면서 타율 0.297, 2174안타, 146홈런, 906타점, 149도루를 기록하면서 숱한 전설을 만들어왔다. 삼성 팬들에게 레전드 대우를 받을 만한 충분한 성적을 올렸다.

자연스럽게 삼성도 그가 은퇴를 하면 33번 영구결번식도 논의하고, 지도자로 함께 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퇴진을 하는 상황이라 그런 시나리오가 모두 무너졌다.

삼성 구단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유니폼을 벗는 것도 불명예지만 KBO와 구단 징계를 받고 복귀를 하는 것도 불명예라 스스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으로 은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나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며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나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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