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함께 UCL 무대를 누볐던 박지성(왼쪽)과 이영표(오른쪽) SPOTV 특별 해설위원. 2004-05 시즌 AC밀란(이탈리아)과 4강 2차전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은 뒤 이영표 위원과 함께 기뻐하는 장면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별들의 잔치'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가 '꿈의 무대'인 결승전을 남겨 두고 있다. 오는 6월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리는 리버풀-토트넘 홋스퍼의 단판 결승전에는 양팀 선발과 교체 선수를 포함해 28명만 기회를 얻는다. 연장전을 간다면 추가 교체 가능한 1명을 더해 30명이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다.

손흥민(27, 토트넘 홋스퍼)은 결승전의 중심에 있다. 그가 2013-14 시즌 레버쿠젠(독일)을 통해 CL과 인연을 맺은 뒤 6시즌 만에 결승전을 경험하게 됐다. 그야말로 대사건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손흥민을 포함해 CL 무대를 누빈 한국인 선수들은 총 9명이다. 설기현(41) 현 성균관대 감독은 CL 개척자다. 2001년 8월 안더레흐트(벨기에) 소속으로 할름슈타트(스웨덴)를 상대로 골을 넣었다. 본선이 아닌 3차 예선이었지만,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본선도 뛰었다. 로코모티프 모스크바(러시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AS로마(이탈리아)와 한 조에 묶였지만, 당당하게 나섰다. 2003-04 시즌 본선을 한 번 더 경험하며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줬다.

▲ 설기현(오른쪽) 현 성균관대 감독은 안더레흐트(벨기에) 시절 UCL을 경험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골도 넣었다.

▲ 한국인으로는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로 UCL 결승 무대를 누빌 손흥민

'해버지'로 불리는 박지성(38)은 2003년 9월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 시절 오세르(프랑스)를 상대로 데뷔했다. 박지성은 CL 무대의 단골이었다. 2004-05 시즌 AC밀란(이탈리아)과 4강 2차전에서의 왼발 선제골은 강렬하게 남아 있다.

박지성의 슈팅 순간 근처에는 야프 스탐, 알렉산드로 네스타, 파울로 말디니 등 최고의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만큼 박지성의 슈팅이 빨랐다. 하지만, 밀란에 결승 티켓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 경기에는 이번 결승전을 중계하는 이영표 SPOTV 특별 해설위원도 함께 뛰었다. 필립 코쿠의 골에 가로지르기로 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CL을 숱하게 경험했다. 2007-08 시즌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 냉철한 결정으로 첼시와 결승전을 관중석에서 관전하는 아픔도 있었다.

박지성은 2008-09, 2010-11 시즌 결승을 다시 맛봤지만, 상대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였다.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밀고 올라오는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차단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첫 CL 결승과 달리 두 번 모두 선발 출전이었지만 아깝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 울산 현대의 박주호(왼쪽)는 FC바젤(스위스) 시절 UCL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서는 기회가 없었다.

이 외에도 이천수(38) 현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이 2003년 9월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소속으로 CL에 데뷔했다. 송종국(40)이 페예노르트(네덜란드)에서 CL를 경험했고 박주영(34), 박주호(32)도 본선 경험을 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 1, 2군을 오가고 있는 정우영(20)은 지난 3월 벤피카(포르투갈)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손흥민이 갖고 있던 CL 최연소 데뷔 기록을 깨고 이름을 알렸다.

손흥민이 결승 무대에 나선다면 박지성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해리 케인의 부상 복귀가 확실시되면서 선발이냐 교체냐의 논쟁에 시달리고 있지만, 16강부터 시작된 결선 토너먼트에서 손흥민의 활약을 고려하면 금방 정리될 문제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행복한 두통을 안긴 손흥민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lephant37@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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