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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남자' 류중일, 삼성 5연속 우승 밑바탕

작성일: 2015.10.04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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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박한이와 배영수(현 한화)에게 비시즌 동안 라켓볼을 치게 해야겠어. 특히 영수의 경우는 팔의 힘이 떨어졌다기 보다 하체 순발력이 문제라고 봐요. 그래서 시즌이 끝나고 라켓볼을 치게 할 생각이야. 스쿼시랑은 또 달라서 제대로 하려면 자연스럽게 엄청 민첩해야 하거든.”(2011년 시즌 도중)

198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8년째 근속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맨'. 그만큼 팀과 선수단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2011년 지휘봉을 잡은 뒤 해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성공했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과 함께 연속 통합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대성공은 '아는 남자'가 팀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증명하고 있다.

삼성은 3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박석민의 1회 좌중간 선제 결승 안타와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의 7이닝 7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시즌 전적 87승56패를 기록하며 남은 1경기와 2위 NC 다이노스의 잔여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2011년부터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왕좌에 오른 삼성은 KBO 리그 신기록을 만들었다.

팀을 위해 뛴 모든 선수와 더 좋은 경기를 위해 골몰한 코칭 스태프, 그리고 아낌없는 지원과 노력을 쏟은 프런트 모두가 우승의 주역이다. 그 가운데 삼성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류 감독이 어떤 지도력을 발휘했는지 집중해 볼 만하다. 경북고-한양대를 거쳐 1987년 삼성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류 감독은 김재박 전 LG 감독의 뒤를 이어 '국민 유격수' 계보를 이은 주인공이다. 1999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그는 곧바로 삼성 코칭 스태프에 합류했다.

류 감독은 코치로도 능력을 발휘했다.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모두 코칭 스태프로 참여했다. 2009년 퓨처스팀 수비 코치로 재직한 것을 빼면 꾸준히 삼성 내야수들의 수비와 주루를 책임졌다. 이후 선동열 전 KIA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부임 이후 류 감독은 유머 감각을 보이면서도 진지할 때는 진지한 면모로 팀을 이끌었다. 전략이나 승부처 선수 기용 등은 결과론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고 콕 짚어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류 감독이 가장 높게 평가 받을 만한 것은 팀의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알고 있고 팀의 변화에 따른 미래를 생각하며 선수단을 운용한다는 점이다.

2004년 프로야구 병역 비리 사건 이후 삼성은 선수들 입대 계획을 세워 선수단을 운용하고 있다. 야수의 경우 상무, 경찰청 등 군경팀으로 일찍 보내는 편이며 즉시 전력감 투수나 배영섭, 김헌곤(상무) 등 대졸 외야수의 경우는 일단 미뤘다. 그리고 잠재력을 지녔으나 1군 풀타임 요원은 아닌 유망주 투수의 경우도 병역을 일찍 해결하게 한다. 선 감독 재임 시절부터 삼성 구단은 이를 꾸준히 지켰고 류 감독도 이에 따라 팀을 꾸리고 있다.

2011년 시즌 도중 류 감독은 신인 좌완 원포인트 임현준을 첫 시즌 후 곧바로 상무로 보내기로 했고 배영섭의 활약상, 우동균의 경찰청 제대 등을 고려해 이영욱의 상무 입대 시기를 결정했다. 구단 전략을 잘 알고 있던 만큼 유망주들의 병역의무에 대해 감독도 멀리 보는 전략을 택했다. 류 감독은 “실력이 되는 선수를 무조건 잡아 두기보다 내일을 생각하고자 한다. 팀에서도 선수들의 병역과 관련해 돕는 만큼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일찍 입대했다 제대한 구자욱이 뛰어난 활약으로 신인왕 자리를 예약하며 팀 선두 질주에 공헌했다. 구자욱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병역의무부터 마치게 한 뒤 부상이 없는 한 꾸준히 1군 출장 기회를 준 류 감독의 도움이 컸다.

류 감독은 신인 지명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이야기했다. 류 감독은 올해 고교 최대어 우완인 경북고 최충연(삼성 1차 지명)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연고(강릉고) 투수 가운대 한 명인 건국대 우완 김승현이 필요하다는 점을 밝혀 왔다. 마무리 오승환(한신)의 일본 진출 후 임창용이 가세했으나 임창용은 우리나라 나이 마흔의 베테랑이라 언제 올지 모르는 하락세에 대비해야 한다. 셋업맨 안지만이 마무리로 이동할 경우 계투진이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류 감독은 빠른 공의 정통파 신예가 필요했다. 김승현은 4학년 때 부진하기는 했어도 최고 구속 153km을 던졌던 파워 피처이자 즉시 전력감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됐다. 삼성 스카우트팀은 김승현을 2차 1라운드에서 호명했다. 류 감독의 의중을 반영한 지명이다. 앞으로 팀에서 가장 필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지도자인 만큼 선수단에 필요한 내용을 힘 있게 이야기했다.

기존 선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짚었다. 30대 후반인데도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는 외야수 박한이가 순발력이 떨어지는 듯하자 비 시즌에 라켓볼을 권유했다. 박한이는 2011년 시즌 슬럼프를 뒤로하고 다시 제 실력을 발휘했다. 박한이와 함께 류 감독에게 라켓볼을 추천 받은 배영수는 2012년 시즌 12승8패 평균자책점 3.21로 구위를 찾으며 부활한 바 있다. 오랫동안 유심히 지켜본 선수의 무엇이 변했고 어떤 방식으로 제 실력을 찾을지 생각한 뒤 야구 외 묘안을 내놓는 류 감독의 조언이 통한 대목이다.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도 수십 년 가까이 한 구단에서 꾸준히 재직하는 코칭 스태프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은 팀의 변화상, 유망주 분포도를 잘 알고 팀에 선수와 전략을 추천한다. 이러한 코칭 스태프의 경우 팀이 웬만해서 내치지 않는다. 팀 컬러를 잘 아는 만큼 이 팀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도 잘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현역 시절은 물론 코칭 스태프로서 시간도 삼성과 함께 보냈다. 장태수 퓨처스팀 감독, 양일환 퓨처스팀 투수 코치 등과 함께 팀의 살아 있는 역사 가운데 한 명이다. 삼성을 가장 잘 '아는 남자' 류중일의 존재는 분명 엄청나다.

[사진]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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