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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5점대 불펜에서 에이스로…장시환의 '인생역전'

작성일: 2019.06.28 05:20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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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장시환.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지난 22일 롯데 선발 장시환이 교체되고 더그아웃으로 걸어가자 부산 사직구장 1루 쪽 관중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쳤다. 장시환은 이날 키움 타선을 6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선발 장시환의 투구를 감상했다는 찬사의 표현이었다.

장시환은 "중간에서 던질 때 한 번 있었고, 울산에서도 있었다. 너무 좋았다"며 "투수로서 (커튼콜은) 상상 그 이상이다. kt에 있을 때 마무리를 하면서 몇 번 경험했는데 선발에선 성적이 안 좋았으니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선발로서 처음 기립박수를 받았던 지난 4일 울산전을 시작으로 장시환은 6월 4경기를 모두 퀄리티스타트로 장식하며 2승을 챙겼다. 6월 평균자책점은 1.85로 팀 내 선발투수 중 가장 낮고, 리그에선 4위다. 6월에 가장 잘 던지는 선발투수 중 한 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0km를 거뜬히 넘기는 강속구를 갖고도 장시환은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면서 11시즌 동안 쌓은 기록은 19세이브 16홀드가 전부. 평균자책점은 5점이 넘는다. 큰 기대를 안고 kt에서 롯데로 트레이드 됐으나 박수받지 못했다. 공은 좋은데 주자가 나가면 약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나이 32세, 프로에서 12번째 시즌을 맞은 2019년 선발에 도전하면서 장시환의 야구 인생은 바뀌었다. 장시환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선발로 보직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는데 우연히도 새로 부임한 양상문 감독이 같은 생각을 했다.

▲ 지난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장시환. 사직구장에선 기립박수가 나왔다. ⓒ롯데 자이언츠

출발은 어색했다. 장시환은 첫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6.86에 이르렀다. 5회를 채운 경기는 딱 5차례. 공교롭게도 올 시즌 롯데가 가장 많은 점수를 준 3월 27일 삼성전(4-23)과 1이닝에 16점을 준 4월 7일 한화전(1-16)가 장시환이 선발 등판한 경기였다. 올 시즌 만큼은 끝까지 선발로 완주하겠다던 장시환은 이때 흔들렸다.

"더그아웃에 앉아있는데 가시방석이더라. 나 때문에 중간 투수들이 힘들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했다"며 "솔직히 이렇게 마음고생할 바에 중간 가서 1이닝이라도 잘 던질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오기가 생기더라. 준비한 게 아까웠다. 지난해 겨울부터 선발한다고 그렇게 준비했는데 몇 경기 때문에 중간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열받았고 나 자신에게 부끄러웠다. 그때부터 뻔뻔해졌다. 잘 던지면 잘 던지고, 못 던지면 못 던지고. 한 경기일 뿐이다. 그렇게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중간 투수 장시환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지고 가끔 커브를 섞는 투수였다. 하지만 선발투수 장시환은 다른 투수다. 슬라이더 비율이 20.9%, 커브 비율이 16.4%로 비슷하고 여기에 새로 장착한 스플리터가 14.0%에 이른다. 키움 강타선을 6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날 장시환의 패스트볼 비율은 불과 35.9%였다. 나머지는 전부 변화구였다.

"중간 투수면 패스트볼에 변화구 하나만 있으면 된다. 그래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다. 그런데 선발은 구종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커브를 던지려 노력을 했는데 갑자기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더라"며 "포크볼은 연습만 했었는데 (손)아섭이가 포크볼 던지라고 강력 추천을 해서 던지게 됐다. 던지다 보니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고 컨트롤이 잡혔다. 확실히 변화구가 사니 패스트볼이 산다"고 말했다.

▲ 지난 4월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장시환. ⓒ롯데 자이언츠

선발 장시환은 기술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달라진 환경도 한몫했다.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장시환은 "이젠 주자가 3루에 있으면 그냥 점수 주고 아웃카운트와 바꾸려 한다. 1회 1점, 2회 1점 주면 그래도 2실점 아닌가. 중간에선 그게 안 됐다. 예를 들어 4-3에서 1점 주면 동점 아닌가. 신중하게 타자를 속이려고 하다 보니 '볼볼볼'이 되더라"고 설명했다.

양상문 감독은 장시환이 비로소 선발로 정착했다고 판단한다. 기술적인 변화부터 마음가짐까지. "선발이 맞는 옷 같다"고 하자 장시환은 고개를 저었다.

"선발이 한 시즌을 아프지 않고 돈다면 30경기다. 30경기가 안 된다면 100이닝을 목표로 했다. 이제 반타작(63⅔이닝) 했다.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안 다치고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성공이라 하더라"며 "맞는 옷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1년은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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