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전 맹활약한 공격수 이근호(오른쪽) ⓒ제주 유나이티드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이근호(23)가 임대 이적 후 첫 선발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제주는 10일 오후 7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20라운드 홈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에서 탈출한 제주는 리그 10위로 올라서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개인통산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윤일록이 경기 후 맨오브더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남준재가 맞트레이드 논란을 딛고 이적 후 첫 선발 경기부터 득점에 성공했고, 신인 서진수는 프로데뷔 3경기 만에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이날 그 누구 보다 빛났던 선수가 또 있었다. 바로 전북 현대에서 임대 이적 후 첫 선발 기회를 잡은 이근호였다. 185cm, 85kg의 탁월한 신체조건과 골결정력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 상황시 교두보 임무를 맡는 이근호의 진가가 이날 서울전에서 제대로 발휘됐다. 

압도적인 제공권 장악을 앞세워 중앙과 좌우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공격 연계뿐만 아니라 오프더 볼 장면에도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키는 ‘미끼’ 임무까지 도맡았다. 그 결과 2선 공격수인 윤일록(3골), 남준재(1골), 서진수(3도움)가 모두 공격포인트 사냥에 성공했다.

2% 아쉬움도 있었다. 후반 3분 이근호의 강력한 슈팅이 유상훈 골키퍼를 뚫었지만 골라인을 넘기지 못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만약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장면이었지만 곧바로 아쉬운 내색도 없이 경기에 집중하며 제주팬들의 많은 박수를 이끌어냈다. 

경기 후 이근호는 득점 실패는 아쉽지만 이적 후 풀타임에 더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주 합류 후에도 부상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던 그였다. 하지만 앞서 2경기에서 모두 교체 출전하며 성공의 예열을 마쳤고 이날 서울전에서 그 결실을 맺었다. 

이를 지켜본 최윤겸 감독은 "(이)근호는 정말 열심히 뛰는 선수다. 오늘도 골빼고 다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다른 선수들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오늘은 아쉽게도 득점에 실패했지만 다음 경기에서 그 아쉬움을 풀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근호는 "임대 합류전부터 제주 영상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빠르게 팀에 녹아들지 고민했다. 나뿐만 아니라 제주도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명이인 이근호 선배님도 제주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절실함을 갖고 임대를 왔고 반드시 제주와 함께 반등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다음 상대는 이근호가 공교롭게도 프로 데뷔의 기회를 가졌던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13일)다. 이근호는 "(윤)일록이 형도 특별한 상대(서울)를 맞이하면서도 오로지 승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 역시 포항에서는 제주의 승리만 생각하고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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