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남은 경기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8일 잠실 kt 위즈전을 7-2로 이긴 뒤 반등을 예고했다. 3위 두산은 62승44패로 1위 SK와는 9경기차까지 벌어져 있지만, 2위 키움과 거리는 1경기차로 좁혔다. 

김 감독이 올 시즌을 치르면서 순위 경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후반기 경기력이 이제는 계산이 설 정도로 올라왔다고 해석할 수 있고, 선수단을 격려하며 앞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객관적인 지표가 말해준다. 전반기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타격이 살아났다. 두산은 후반기 타율 0.291(320타수 93안타) 6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LG(0.319)에 이어 리그 2위고, 홈런 5위, 타점 3위에 올라 있다. 장타율은 0.406로 4위에 올라 있다.

주축 타자들이 살아난 게 고무적이다. 후반기 타격감이 좋은 박건우를 리드오프로 고정하고, 오재일을 3번 타자로 기용한 게 주효했다. 박건우는 후반기 타율 0.414(29타수 12안타)에 출루율 0.500을 기록하며 활발히 공격 물꼬를 터줬고, 오재일은 타율 0.382(34타수 13안타), 장타율 0.676, 2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4번타자 김재환의 부담을 나눴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타율 0.324)는 5번 타순으로 이동해 전반기 최다 안타 신기록(130안타)을 세운 타격감을 이어 갔다. 허경민(타율 0.406)은 하위 타선까지 흐름을 연결하고 있다. 김재환은 타율은 0.229로 낮지만 팀에서 가장 많은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정수빈(타율 0.278)과 김재호(타율 0.250), 박세혁(0.208) 등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 감독은 "요즘 타선이 많이 강해졌다. 팀도 점점 좋아지는 게 보인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 후반기 들어 두산 베어스 타선이 살아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전반기 내내 두산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타격이었다. 오재일은 "다들 지난해보다 팀 성적도, 개인 성적도 안 나오다 보니까 조급한 마음이 많았다. 그게 컸다. 연습은 진짜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결과가 안 나오니까 처진 분위기가 이어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박건우 역시 "솔직히 다들 잘 안 풀리니까 지쳐 있었다. 커리어하이를 찍은 선수들이 올해는 누구도 그 성적이 안 나오고, 페르난데스 혼자 잘하고 있으니까 다들 불안해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또 훈련을 놓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면서 더 피곤하고 지쳤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오재일과 박건우는 타석에서 느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오재일은 "힘 빼는 것만 신경 쓰고 있다. 잘 치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서 팀 배팅 상황에 맞는 배팅을 하자고 생각하니까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고 했고, 박건우는 "병살타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공을 그냥 맞히려고만 했다. 그러면 공은 맞아 나가는데 타구에 힘이 없었다. 코치님께서 망설이지 말고 (방망이를) 돌리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전반기는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팀 반등을 생각하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재일은 "올해는 잘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올해는 안 좋구나 인정하고, 이제는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것만 집중해야 한다. 타격감을 찾으려 하다 보니 연습을 많이 하면서 체력은 떨어지고, 안 될 때는 더 조급해지고 상심도 큰 것 같다. 개인보다 팀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동생들은 아무래도 안 맞으면 더 처져 있으니까 농담 한마디 더 해주려 하고, 밝게 말도 더 걸어주려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박건우는 "(오)재원이 형이 야구가 안 돼도 벤치에 앉아서 소리 내고, 내가 안타 하나 쳤을 때보다 남들 안타 하나 쳤을 때 더 좋아하는 걸 보면서 본받으려고 한다. 홍성흔 선배나 재원이 형이나 그런 점에서 대단한 것 같다"며 벤치 리더의 임무도 나누면서 함께 팀 분위기를 더 끌어올려 보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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