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판부터 우승, 맨시티
주말 밤이 다시 축구로 뜨거워진다. 2019-20 프리미어리그가 10일 새벽 4시 리버풀과 노리치시티의 경기로 막을 올린다. 새로운 시즌을 보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연속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자 지난 2시즌 동안 무려 5개의 트로피를 차지한 맨체스터시티. 이미 완성된 팀이지만 골키퍼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술로 다시 한번 진화를 시도할 채비를 마쳤다.

◆ 이적 시장: 조용히 약점을 메웠다

<주요 선수 이적 - IN & OUT>
- 영입: 로드리, 주앙 칸셀루, 앙헬리뇨
- 방출: 다닐루, 뱅상 콤파니, 더글라스 루이스, 파비안 델프

비교적 조용한 이적 시장을 보냈다. 이미 완성에 가까운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을 채우면서 새 시즌 준비를 마쳤다. '폭풍 영입'이 없었을 뿐 내실을 채우면서 성공적인 이적 시장을 보냈다. 우선 페르난지뉴와 부담을 나누고, 장기적으론 주전으로 활약할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를 영입했다. 공격적이고 라인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에서 공수 밸런스를 잡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 로드리는 프리시즌과 커뮤니티실드에서 팀에 부드럽게 녹아들고 있음을 입증했다.

칸셀루와 앙헬리뇨 영입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닐루는 지난 시즌 극히 제한적인 출전 기회만 받았다. 사실상 로테이션 멤버가 아닌 후보로 카일 워커의 부재 시에만 기회를 잡았다. 반대편 왼쪽 수비수론 올렉산다르 진첸코와 벵자맹 멘디가 있으나 델프가 팀을 떠났다. 멘디가 부상이 잦고 돌발 행동이 많은 상황에서 앙헬리뇨는 적절한 백업 선수가 될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 내에 건전한 경쟁 관계를 형성하는 동시에 4개 대회를 병행할 수 있는 선수단을 꾸렸다.

약점은 중앙 수비수 보강에 실패한 것 정도다. 콤파니가 팀을 떠났고 해리 매과이어 영입을 시도했으나 높은 금액에 물러서야 했다. 아이메릭 라포르트, 존 스톤스, 니콜라스 오타멘디까지 3명의 중앙 수비수가 있다. 엘리아킴 망갈라의 경우 팀에 잔류할 경우 4옵션으로 어쩔 수 없을 경우엔 출전할 수도 있다. 워낙 변화무쌍한 선수 기용을 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성향을 생각하면 측면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를 수비수로 기용하면서 자리를 메워갈 수도 있다. 부상자만 없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전망. 

맨체스터시티 예상 베스트11(4-1-4-1): 에데르송; 워커, 스톤스, 라포르트, 진첸코; 로드리; B.실바, 더 브라위너, D.실바, 스털링; 아구에로

▲ 로드리(오른쪽)는 새로운 엔진이 될 전망.

◆ 완성된 팀 전술

이미 2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맨시티는 확고한 전술을 유지해왔다. 2018-19시즌 점유율 평균 64%, 패스 정확도 89%를 바탕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2만 6581개 패스를 뿌렸다. 그리고 압도적인 점유율로 95골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다.

후방부터 세밀한 패스 전개로 빌드업을 한 뒤 측면을 넓게 활용한다. 풀백들의 공격 가담이 활발하고 공격 2선에서 케빈 더 브라위너, 다비드 실바, 베르나르두 실바, 라힘 스털링 등 빠르고 기술적인 선수들이 하프스페이스를 비롯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극단적인 수비를 펼치는 팀들의 골문까지도 여는 것이 맨시티의 힘이다. 하위권 팀들을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공격력과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다.

실점에서도 리그에서 2번째로 적은 23%를 기록했다. 공을 점유하고 공격하는 동안에는 수비할 필요가 없다.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수비까지 해결하고 있는 것. 약점은 수비 라인이 높이 전진해 수비 뒤 공간이 넓다는 것. 영리하고 성실한 페르난지뉴의 부담이 컸고, 그의 부재 시 팀 전체가 흔들리곤 했다. 로드리 영입으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이른바 '빅6'끼리 맞대결에서도 강했다.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리버풀과 맞대결에서 1승 1무로 우위를 점했다는 것. 리버풀의 강력한 전방 압박과 세컨드볼 싸움은 맨시티를 언제나 곤란에 빠뜨리곤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리버풀을 상대할 경우엔 세밀한 패스 전개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롱킥과 세컨드볼 싸움을 적극적으로 걸었다. 리버풀의 힘을 인정하면서 전술적 고집을 꺾은 것. 대신 결과를 따낼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리버풀과 '승점 6점' 경기에서 결과를 얻을 방안을 발견한 것은 성과였다.

16라운드에서 첼시에 0-2로 패했다. 공격을 꾸준히 펼치며 밀어붙였지만 첼시의 수비가 견고했고 역습과 세트피스에서 실점하며 무너졌다. 맨시티가 패하는 경기는 대체로 비슷한 패턴이다. 38경기나 펼쳐지는 리그 내내 모든 경기를 100% 컨디션으로 치를 순 없다. 팀의 전체적 컨디션이 떨어졌고, 상대하는 팀들의 기세가 좋다면 나올 수 있는 결과. 큰 폭으로 경기력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와중에도 기복을 줄이는 것이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 주전에서 밀렸지만 커뮤니티 실드에서 깔끔한 발기술을 보여준 브라보

◆ 골키퍼를 필드플레이어처럼?

2019-20시즌에 기대되는 전술적 특징은 골키퍼의 활용법이다. 원래도 발밑 기술이 부드러운 골키퍼를 선호하던 과르디올라 감독이지만, 프리시즌 동안에는 더 적극적으로 골키퍼를 활용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골킥을 받을 수 있게 된 규칙 변화와 함께, 빌드업의 시작을 수비수 1명과 골키퍼가 시도하며 새로운 형태를 고민했다. 인플레이 상황에서도 중앙 수비수 2명에 골키퍼가 가담해 스리백 형태를 꾸리며 더 적극적인 전술적 시도를 예감하게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4번째 시즌이다. 2016-17시즌 시행착오를 거쳐 이미 2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전술적 완성도도 충분히 높아졌다. 선수단 평균 나이가 26.8세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젊어 기량 저하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용한 이적시장을 보낸 것도 이미 완성된 팀에 대한 자신감일 터. 추격이 거세겠지만 맨시티를 우승 후보로 첫 손에 꼽아야 하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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