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팅 경쟁에서 후발주자 세인트루이스의 손을 잡은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구단 인스타그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 공식 계약한 김광현(31)은 메이저리그(MLB) 내 다른 팀들로부터도 관심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전반적인 조건, 그리고 세인트루이스의 강력한 추진력이 결국은 낙점의 배경이 됐다.

김광현은 18일 세인트루이스와 2년 총액 1100만 달러(인센티브 포함)에 계약했다.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16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광현은 이날 계약을 마친 뒤 자신의 새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을 살폈다. 그후 기자회견까지 마무리하며 공식적인 세인트루이스의 일원이 됐다.

김광현은 2019년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 무대에 도전했다. 2014년 12월 이후 5년 만의 재도전이었다. 분위기는 5년 전보다 훨씬 좋았다. 2년간 MLB 스카우트들이 김광현을 유심히 살핀데다, 성적까지 뒷받침되며 열기가 뜨거워졌다. 세인트루이스 외에도 캔자스시티, 시카고 컵스, 애리조나, 샌디에이고, LA 다저스, 뉴욕 메츠, 탬파베이, 신시내티 등 여러 팀들이 이번 포스팅에 관심을 보였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오히려 세인트루이스는 후발주자였다. 다른 팀들이 더 먼저 김광현 포스팅에 뛰어들었다. 2019년 시즌 막판에 김광현 경기를 찾는 빈도도 적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한 팀은 세인트루이스였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총액은 김광현 측이 생각했던 마지노선을 상회하는 수준이었고, 게다가 선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에다 강팀이었다.

또한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에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자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광현의 확실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를 꾸준히 관찰하며 김광현의 장·단점, 그리고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는 것이다. 이는 좌완 기근에 시달리는 팀 마운드 사정과 맞물려 과감한 베팅을 가능하게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김광현의 모든 선발 경기를 영상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또한 오승환과 마일스 마이콜라스의 성공으로 동양 리그에 대한 편견도 많지 않았다. 한편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국내 및 해외 에이전트와도 모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의사 소통에 도움을 줬다. 동양 리그에 해박한 맷 슬레이터 단장 보좌 또한 10년 전부터 김광현을 알고 있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줬지만, 선발 보장을 하지 않았다. 모젤리악 단장 또한 “우리는 여기서 약간의 유동성을 얻었다”면서 “김광현도 선발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불펜에도 왼손이 부족한 만큼 선발이 되지 않는다면 불펜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광현도 “구단의 결정이 나면 그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오히려 2년 계약인 만큼 김광현이 하기에 따라 2년 뒤 마지막 대박을 노려볼 수도 있다. 또 좋은 포수와 내야진을 갖춘 만큼 김광현이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리는 아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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