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캅, 은퇴 암시 "온몸에 부상…격투가 인생, 아름다운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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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갑작스러웠다. 그러나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은 이미 마음을 굳힌 듯 보였다. 10일 그는 페이스북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오는 28일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밝혔을 뿐 아니라 앞으로 경기를 뛰지 않고 은퇴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크로캅은 "서울 경기를 취소해야 한다. 이 경기를 준비할 때부터 왼쪽 어깨가 다쳐 있었다. 팔을 들기도 힘들다. 어깨를 고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다 썼다. 물리치료를 받았고, 자가혈 치료술도 해 봤다. 각종 약도 먹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유일한 치료법은 2~3주 쉬는 것 뿐이다. 그러면 이번 경기 마지막 준비를 할 수 없다. 매일 훈련하는 바람에 부상이 악화됐다. 근육의 일부가 찢어졌고, 어깨에 물이 찼다. 가장 위험한 것은 힘줄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이에 수술은 싫다. 지난 여름 내내 뮌헨을 돌아다니느라 시간을 보냈다. 유명한 의사에게 날 미치게 만드는 고질적인 주먹의 힘줄 염증을 치료 받기 위해서였다. 빈코비치(크로아티아의 동부 도시)로 향할 때 두 번이나 멈춰야 했다. 앉아 있는데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네 번이나 수술한 오른쪽 무릎도 말썽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어깨까지도 문제다. 진찰을 받을 때마다 진단서에는 '퇴행성 변화'라고 시작하는 병명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은퇴를 거론했다. "사람들은 메달의 한쪽 면만 본다. 열정, 고통, 피와 눈물 등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다. 새벽 2시, 잠이 오지 않는다. 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과거의 경기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선수의 삶이 끝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고통 속에서 훈련하는 것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며 "내 몸은 오랜 훈련으로 망가져 있다. 아홉 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쉽게 다치는 몸이 되고 말았다. 훈련을 마치면 수술한 무릎에 물이 차지 않도록 얼음 찜질을 해야 한다. 일주일에 두 번 물리치료도 받는다"고 했다.
이어 "다음 경기가 K-1, 프라이드, IGF, UFC 활동을 통틀어 프로 80전째였다. 가장 큰 과제는 일반 시민의 삶에 적응하는 것이다. 하루 두 번의 훈련을 갖지 않고,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지 않게 될 것이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살아 있는 한, 운동은 계속하겠지만 이런 상태로는 아니다. 어떤 면에선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응원해 준 팬들에게 끝인사를 했다. "순간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내 최종 결정이고, 내게 최선이다. 조만간 건강을 걱정해야 할 때가 온다. 난 이미 길고 위대한 커리어를 쌓았다. 난 K-1이나 여러 경기를 통해 격투기계에 족적을 남겼다고 믿는다. 아쉬운 건 없다. 나를 응원한 모두에게 감사하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마무리 지었다.
크로캅은 1974년 9월 10일생으로 41세다. 댄 헨더슨, 마크 헌트에 이어 UFC 파이터 가운데 세 번째 고령자다. 프로 파이터 생활 20년째로 입식타격기 31전 23승 8패, 종합격투기 45전 31승 2무 11패 1무효의 전적을 쌓았다.
올해 크로캅은 3년 6개월 만에 UFC로 복귀했다. 지난 4월 가브리엘 곤자가를 TKO로 이기고 '복수 혈전'의 시작을 알렸다. 자신에게 이긴 상대들과 재대결을 펼쳐 설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몸이 너무 망가져 있었다.
그는 2011년 10월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UFC에서 로이 넬슨에게 패하고 "이미 경기 전에 말했듯이 이번 경기가 작별의 경기였다. 모두에게 감사 드리며 특히 UFC 팬들, 경영진에게 고맙다. 난 지금까지 왕의 대접을 받았으나 왕의 모습을 보여 주진 못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2년 입식타격기 활동을 재개하면서 불씨를 살렸고, K-1 월드 그랑프리 토너먼트 우승까지 차지했다. 입식타격기 대회 글로리와 종합격투기 대회 일본 IGF에 출전했다. 지난해 8월 이시이 사토시를 꺾고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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