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말하는 '#살아있다'…좀비부터 라면까지[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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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극장가의 생존신호가 된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 제작 영화사집 퍼스펙티브픽쳐스). 느닷없이 세상을 점령해버린 좀비 떼 탓에 아파트에 갇혀버린 두 청춘의 생존기는 K좀비의 성공신화를 이을 것 같다.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극장가에 위풍당당하게 입성, 첫 날부터 2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시동을 켰다.
'#살아있다'의 연출자는 신예 조일형 감독. 디자인과 영화 연출을 전공했던 그는 할리우드에서 크고작은 작품의 조연출과 제작부로 경험을 쌓았고, '뒷담화:감독이 미쳤어요', '용의자', '우는 남자', '쎄시봉' 등의 미국 회차에 참여했지만 장편영화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부도의 날'에서 뱅상 카셀의 통역을 맡으며 제작사 영화사집과 인연을 맺었고, 각색에 참여했던 '#살아있다'를 직접 연출까지 하게 됐다.
영화는 게임 유튜버인 청년 준우(유아인)이 난데없는 좀비들 탓에 4층 아파트에 꼼짝없이 고립되며 시작한다. 그는 건너 아파트에서 전해진 유빈(박신혜)의 생존신호를 접하고서야 생의 의지를 다진다.
바이러스와 자가격리의 시대, 인간의 온기가 또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시기에 '#살아있다'의 메시지는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반면, 조 감독은 공교롭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발이 묶여 꼼짝없이 멀리 미국에서 개봉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때문에 시사회조차 온라인으로 접해야 했던 조 감독과의 인터뷰 역시 이메일을 통해 서면으로 진행됐다.
그는 "힘든 상황에도 저희 영화를 보러 오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좀비떼 속의 생존자가 아닌 아파트 속의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으며 강조했다. "혼자보다는 같이라는 의미의 생존"으로 이 영화가 다가가가길 바란다고.
다음은 조일형 감독과의 이메일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멀리 미국에서 데뷔작 개봉을 맞이하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먼저 이 힘든 상황에도 저희 영화를 보러 오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홍보에 열심히 수고하시는 배우분들과, 제작진들, 홍보 마케팅 및 배급사 스태프분들 그리고 저희 영화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과 같은 자리를 같이 못한 점이 매우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또, 앞으로의 행보에 매일 긴장도 되고, 조심스럽습니다."
-할리우드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을 각색,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이 일단 눈에 띕니다. 영화화해야겠다 결심할 때 가장 매력적이었던 포인트, 또 각색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요? 완전히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어떤 대목인가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막연히 장르물이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읽을수록 장르물의 공식을 깰 수 있는 줄거리와 잠재성을 발견했고, 특히 한정된 공간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물들의 감정이 다양하게 담겨있는 부분에 크게 인상을 받았습니다. 주인공들이 장르적인 공식에 전혀 따르지 않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이라는 인상을 주는 부분 또한 인상에 많이 남았습니다.
한국적인 배경으로 아파트의 구조나 크기, 그리고 복도와 주차장들 공간에 관한 설정들과 활용도도 달라진 부분이지만, 제일 큰 부분은 두 주인공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에서는 두 주인공의 관계가 로맨스로 발전을 하게 됩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샷의 앵글을 구현하고, 좁은 복도에서 이루어지는 위험한 스턴트들을 감안했을 때, 제작진을 비롯한 많은 스태프분들과 논의가 있었고, 제일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세트의 구현을 결정지었습니다. 특히, 아파트 단지라는 익숙한 공간, 즉 일상에서 오는 익숙함이 공포감으로 변하는 과정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주안점이었습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오는 답답함과 아파트 복도와 계단의 미로 같은 구조도 적극 촬영하고 싶어서, 특히 손원호 촬영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최대한 바라보는 시선을 가진 샷들을 나누고, 전재형 무술감독님이 가지고 오신 역동적인 동선들을 리허설을 하며 얼마나 역동적인 움직임들을 따라갈 수 있을지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아파트 레퍼런스는 각 도시에 있는 수많은 아파트들을 제작팀에서 하나, 하나 발품을 팔아 모아 온 레퍼런스들을 모아서 종합했습니다. 저희 설정에 맞추어 단순히 한 아파트가 아니라, 여러 아파트들의 모습들을 종합해 저희에게 적용하게 됐습니다."
-좀비물 팬이신가요? '#살아있다'에 영향을 준 작품이 있다면요?
"좀비물들을 비롯한 장르 영화의 팬입니다. 하지만,이번 영화에서는 두 주인공의 감정, 특히 준우가 혼자 고립되어 있는 상황에 대한 것에 더 집중을 해서 오히려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배경이나 설정보다는 혼자 갇혀있는 사람의 심리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서 '127시간'이나 '캐스트 어웨이', 혹은 '더 테러 라이브'처럼 '혼자'서 무엇인가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캐릭터를 가진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됐고, 준우의 스트리밍 게이머라는 설정을 위해 많은 유튜버들이나 스트리밍 게이머들의 자료도 많이 보고 참고하게 됐습니다."
-이미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살아있다'를 한국 K-좀비물 바람과 떼어서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런 한국 좀비물과 '#살아있다'의 유사성, 또 차별성이 있다면요?
"'#살아있다'는 한정된 장소에 갇힌 주인공들의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고 차별화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보시는 관객분들이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고 주인공과 함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자기도 모르게 의존하는 편의 도구나 인터넷을 이용한 특권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나오는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생존의도구로 이용하는 것 역시 '#살아있다'의 새로운 지점이자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지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산행' '킹덤' 등으로 이미 훈련된 '좀비' 배우들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들에게 다른 몸짓, 특징을 주문한 점이 있다면요?
"새로운 장르와 접목을 위해, 현대무용의 예효승 안무가님을 소개받게 되었고, 안무가님께서 저항이라는 콘셉트와 무용의 호흡법을 가지고 오시면서 몸동작을 만들어 나가셨습니다, 특히 이를 표현해줄 현대무용, 발레 등의 유경험자들이 오셔서 안무가 선생님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게 됐습니다."

"아인 씨의 전 작품들, 특히 다양한 연기의 변신들을 보면서 또 다른 변신을 상상한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의 폭넓은 감정의 표현력이 지금은 현실적이지만 귀여운 옆집 청년의 이미지로 간다면? 그리고 그가 삶과 죽음에서 희망을 위해 뛰어야 하는 감정의 폭발을 내야 한다면 유아인 씨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혼자 음악을 들으며 자신을 감정을 폭발시키는 부분은 아인 씨였기에 독특한 장면으로 탈바꿈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에서 유아인이 끝까지 내 주장을 폈다는 논지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서로 가장 격렬하게 의견을 주고받은 대목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요.
"준우의 비디오 로그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준우의 독백은 이야기상 자신의 기록을 들어줄 불특정 다수의 누군가를 향했지만, 결국은 관객 분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아인 씨가 극한 상황까지 간 주인공의 감정을 의외로 간결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해 주실 때 마치 실제 준우가 하고 있다는 감정을 저도 동시에 받아 참 좋았던 기억이 남습니다."
-박신혜는 기존 이미지와 다른 캐스팅이었습니다. 어떻게 캐스팅을 결심했하셨는지.
"유빈을 현실의 캐릭터로 갖고 온 것은 박신혜 배우입니다. 특히 그녀의 무한한 잠재력과 의외성이 유빈과 정말 맞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신혜씨의 기존 이미지와 유빈의 캐릭터가 충돌해서, 전형성을 깰 때 우리의 유빈이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깊이감과 저돌적인 액션에서 오는 의외성 역시 신혜 씨가 작품에서 여지없이 보여주셨습니다."

"고립된 상황에서 사람의 심리를 자극하는 가장 큰 부분이 배고픔이라고 생각해 음식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대한 시각적으로 준우를 무너지게 만들 수 있는 영향력을 생각해서 다시 CF를 촬영하게 됐습니다."
-유아인의 라면 먹방도 강렬했습니다. 라면을 몇 봉지 먹었나요.? 현장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아인 씨가 워낙 프로이시다 보니, 의외로 빨리 라면 촬영은 진행됐습니다, 아마 3~4개의 라면으로 끝났다는 기억이 납니다. 소품 팀장님이 열심히 라면들을 준비하셨는데, 의외로 빨리 끝나서 서로 웃음이 터지기도 했고, 라면 냄새에 사람들이 모두 라면을 먹고 싶어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건 영화를 보며 궁금증이 든 건데, 준우는 위스키만 먹고 한참 버틴 건가요? 한 달 좀 안 되는 시간인데, 유아인의 짧은 머리는 혹시 옥에 티일까요?
"설정 상, 위스키만 먹고 살아남지는 않았고 손상이 되지 않았던 마른 음식들과 소량의 물로 연명을 했습니다. 준우의 경우는 아무래도 즉흥적이고 덤벙대는 이미지라서 유빈과 다르게 아주 치밀하고 계획적인 생존 가이드를 반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유빈과 만나고 음식부터 전달받게 되고요. 아인 씨, 준우의 머리 길이는 아무래도 너무 짧은 길이이다 보니, 극 중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는 부분들을 손질하지 않는 정도에서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맷 네일러의 원작 'ALONE'을 한국적인 설정에 맞춰 각색하는 과정에서, 준우가 SNS를 구조 수단으로 이용하는 아이디어를 설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목에 해시태그를 붙이게 됐고, 혼자 있는 것보다는 두 사람이 살아있는, 또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 아래, 많은 회의를 거쳐 '#살아있다'로 바뀌게 됐습니다. 영화의 각본 단계에서 촬영까지 코로나 19는 저희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어서, 제목의 수정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러스의 시대에 보는 '#살아있다'가 영화가 만들어지던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바이러스의 시대에 좀비 영화를 내놓은 소감이 어떠신가요.
"먼저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 기획 단계에서 촬영까지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의 시대가 저희에게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사람들 사이에 들 정도로 예상치 못한 세상이 다가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더욱 혼자라는 고립과 불안한 환경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개인 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때, 저희 영화에서 두 주인공 준우와 유빈이 보여준 강한 의지가 더 큰 공감과 희망으로 다가갔으면 합니다. 결국, 혼자보다는 같이라는 의미의 생존으로요."
-어떻게 만들어진 결말인지, 무엇을 담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결말에서 코로나와 자가격리의 시대, 국가의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읽어내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원작을 읽으면서, 그들의 희망이 응답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색 작업을 하게 되면서 두 주인공은 희망하고, 또 절망을 맞이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포기하지만, 결국 서로를 만나면서 같이 살아남자라는 희망을 품게 되죠. 그렇게 힘든 싸움을 겪으며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두 사람에게서 개인적으로 저의 모습, 또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었고 그 들이 마지막까지 갖고 있었던 희망이 꼭 응답받고 싶은 마음에서 선택한 결말이었습니다."
-'#살아있다' 덕에 극장이 살아있음을 실감합니다. 관객들이 '#살아있다'에 먼저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또 영화를 보며 주목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이 어려운 시기에 극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분들께 다시 한번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마 독특한 상황을 맞고 있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저희들에게, 준우와 유빈의 이야기가 공감대로 다가가지 않았었나 감히 생각해 봅니다.
'#살아있다'는,독특한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여정을 함께하는 두 사람에게서 우리의 삶을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갇혀있고, 외롭고 혼자이지만, 서로일 때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소셜 미디어나 테크놀로지의 도움보다는 결국, 옆의 누군가가 있다는 것 하나라도 위로가 된다는 사실들. 그래서, 개인적인 소망으로 영화를 보신 관객 분들에게 지금 두 주인공의 힘든 여정 끝에 오는 희망과 공감이 전달되고, 혼자가 아니라 같이라는 그 들의 다짐을 영화를 보시는 모든 분들이 가지고 극장을 나오시면 좋겠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관련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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