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프리뷰⑤] '어골김?' 외야 '핫플레이스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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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KBO 리그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은 전통적으로 후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죽음의 조'다. 말 그대로 골든글러브계의 '핫플레이스'. 3명을 뽑는다고 해도 각 팀 주전 외야수들이 팀의 중심 타자 노릇을 하는 만큼 그들의 뛰어난 기록과 팀 공헌도를 고려하면 골든글러브 선수 선정이 쉽지 않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프로 야구 미디어 관계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곳이 바로 외야수 자리다.
외야 황금장갑을 놓고 경쟁하는 12명의 후보 모두 수상자가 되기 손색없는 선수들이다. 박해민(삼성)을 제외하면 모두 3할 타자들인데 박해민도 2010년 LG 이대형(kt, 66도루), 롯데 김주찬(KIA, 65도루) 이후 5년 만에 탄생한 한 시즌 60도루 도루왕이다. 팬들에게는 12명의 후보 모두 '마음 속의 골든글러버'로 놓을 만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자웅은 가려야 한다.

▲ '어차피 골든글러브는 김현수?' 가장 유력한 남자
골든글러브 수상 여부에 팀 성적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외야수라면. 대부분 상위 타선에서 팀이 필요한 순간 밥상을 차리거나 테이블세터가 차린 밥상을 맛있게 타점으로 섭취하는 중심 타자인 경우가 많아서 골고루 성적이 좋다면 팀 승리에 임팩트를 보여 준 선수들의 이름에 손이 가게 마련이다.
그 기준이라면 그동안 두산 베어스를 가을 야구 단골손님으로 이끌었고 14년 만에 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인도한 두산 베어스 주포 김현수가 첫손에 꼽힌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타격 기계' 김현수는 올 시즌 141경기 타율 0.326 28홈런 121타점 11도루를 기록하며 골고루 좋은 활약을 펼쳤다.
KBO 리그 기록을 세분화한 사이트 STATIZ(www.statiz.co.kr)에 따르면 김현수의 올 시즌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7.01로 에릭 테임즈(NC, 12.16), 박병호(넥센-미네소타, 8.20),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7.33)에 이어 전체 4위이자 외야수 전체 1위다. BEST 10이 된 KBO 리그 골든글러브와 관계없을 지 몰라도 김현수의 외야 수비율은 0.995로 후보 12명 가운데 가장 높다. '어차피 골든글러브는 김현수'라는 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 '도루왕을 외면하는 나라'의 박해민, '오빠 골글 타긋나' 손아섭
2000년대 중, 후반부터 한 베이스 더 가는 '발야구'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지난 10년 간 도루왕이 골든글러브를 받은 건 2007년 LG 이대형(kt, 53도루), 2012년 KIA 이용규(한화, 44도루) 뿐이다. 도루왕 타이틀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이점으로 작용한다면 2007~2010년 시즌 4년 연속 도루왕 이대형은 일찍이 '금부자'가 됐을 것이다.
발바닥에 불이 나고 스파이크가 헤지고 유니폼 바지가 찢어지도록 달린 공헌도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산점을 얻지 못했다. 올 시즌 도루왕 박해민의 수상 가능성도 한없이 0에 수렴하는 편이다. 박해민은 올 시즌 144경기 타율 0.293 47타점 60도루로 삼성 공격 첨병으로 활약하며 삼성의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끈 한편 신고 선수로 출발해 도루왕까지 우뚝 서는 감동 드라마를 펼쳤다. 그러나 도루왕이 외면당하던 전례를 생각하면 골든글러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 장효조(삼성, 1983~1987시즌)의 5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 타이 기록을 노리는 손아섭(롯데)의 수상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손아섭의 활약도 116경기 타율 0.317 13홈런 54타점 11도루로 뛰어났으나 다른 후보들의 타율-홈런-타점 성적과 비교하면 밀리는 감이 크다. 롯데가 페넌트레이스 8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손아섭에게는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어깨 부상에도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프리미어12까지 출장하며 분전했던 손아섭 '오빠'는 멋지지만 5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은 어려울 것 같다.

▲ '최다 안타왕' 유한준-'NC PO 직행 공신' 나성범 '유력'?
도루왕은 천대 받은 데 비해 2008년 김현수 이후 최다안타왕은 2014년까지 매년 황금장갑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지난 10년 간 최다안타왕임인데도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한 예는 2007년 KIA 이현곤(NC 코치, 153안타) 뿐이다. 그 전례를 보면 2015년 시즌 최다안타왕(188안타) 유한준(kt)의 수상 가능성은 매우 높다.
2004년 현대에서 데뷔한 뒤 2010년 시즌부터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 외야수로 두각을 나타내며 야구판에서 '소리 없이 강한 남자'가 된 유한준은 2015년 시즌 '시끄럽게 강한 남자'로 넥센 중심 타선에서 한몫했다. 시즌 초, 중반까지 타격왕을 노리며 타격 정확도를 자랑했던 유한준은 139경기 타율 0.362 23홈런 116타점을 기록하며 넥센 강타선에 힘을 보탰다.
시즌 후에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자신의 고향팀이나 마찬가지인 kt와 4년 60억 원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재주는 넥센에서 부리고 상을 타게 된다면 kt 소속으로 수상하는 격인데 만약 유한준이 금장갑을 차지할 경우 kt는 구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다. 유한준의 올 시즌 WAR은 6.29로 전체 10위, 외야수들 가운데 3위다. 넥센에 끼친 팀 공헌도로도 유한준의 2015년 시즌은 대단했다. 대신 입후보는 넥센 소속이 아닌 kt 소속으로 했다.
외야수들 가운데 가장 타점이 많았던 나성범(NC)의 수상 가능성도 파란불에 가깝다. 지난해 NC의 첫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구단 역사에 이름을 올린 나성범은 올 시즌에도 144경기 타율 0.326 28홈런 135타점 23도루를 기록하며 NC의 1군 3년째 시즌 플레이오프 직행 주역으로 우뚝 섰다. 135타점(전체 4위)은 외야수 후보 최다 타점이다. 외야수 골든글러브 경쟁에서 135타점은 결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나성범의 WAR은 6.33으로 전체 9위, 외야수 가운데 2위다.
올 시즌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외야수는 롯데 짐 아두치와 나성범 둘 뿐. 아두치는 후반기 롯데 4번 타자로서 132경기 타율 0.314 28홈런 106타점 24도루로 활약했으나 8위에 그친 팀 성적, 그리고 외국인 선수라는 점에서 많은 표를 얻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후 외국인 외야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는 5명인데 포스트시즌 탈락팀에서 나온 예는 2005년 타점왕(102타점) 현대 래리 서튼 뿐이다. 나성범은 NC의 가을 야구를 이끈 프랜차이즈 스타로 야구 팬들의 사랑을 받는 국가 대표 외야수다.
2014년까지 한 시즌 100타점-100득점 기록은 13번 나왔는데 외야수는 3차례(심정수 2회-2002~2003년 시즌, 박재홍 1회-2000년 시즌) 기록했고 이들은 모두 그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아두치는 외국인 외야수 최초로 100타점-100득점 기록을 달성했으나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큰 반면 100타점-100득점에 성공한 김현수, 유한준, 나성범이 황금장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 우리도 잘하지 않았나요?
앞서 언급한 박해민, 손아섭, 아두치 모두 시상식에서 물을 먹이기 아까운 선수들이다. 특히 아두치는 전준우의 경찰청 입단 공백을 메운 중견수이자 뛰어난 베이스러닝은 물론 후반기에는 4번 타자로 롯데 타선의 중심이 됐다. 삼성의 전 경기(144경기) 4번 타자로 활약한 최형우는 후반기 타점 생산 페이스가 떨어지기는 했으나 타율 0.318 33홈런 123타점으로 뛰어났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모범 FA 사례인 박용택은 올 시즌 128경기 타율 0.326 18홈런 83타점 11도루로 분전했다. 막판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진 두산 민병헌의 시즌 성적은 129경기 타율 0.303 12홈런 75타점 7도루. 8월까지 0.330 이상의 타율을 유지했던 민병헌을 떠올리면 9월 슬럼프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한화의 테이블세터로 찬스를 제공한 '놀이 창시자' 이용규는 124경기 타율 0.341 4홈런 42타점 28도루로 팀 돌풍에 이바지했다. 그러나 다른 팀의 중심 타자-외야수들과 비교하면 뭔가 아쉬운 성적이다.
우여곡절 끝 뒤늦게 1군 주전 외야수로 우뚝 선 SK의 엔진 이명기는 137경기 타율 0.315 3홈런 35타점 22도루로 '비룡' 공격을 이끌었으나 함께 비교하는 후보들의 성적이 대단하다. 2013년 말 '협상왕'으로 KIA에 갔다가 갑자기 신생팀 kt로 이적한 이대형은 140경기 타율 0.302 37타점 44도루로 kt 경기력에 큰 몫을 차지했다. 수상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선수들의 성적도 하나하나 따져 보면 분명 뛰어나다.
[영상] 외야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 김현수-유한준-나성범 활약상 ⓒ 영상편집 송경택.
[인포그래픽] 스포티비뉴스 디자이너 김종래.
[사진1] 유한준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나성범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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