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최원준, 박치국, 홍건희, 김민규 ⓒ 고척,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휴식이 필요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아끼고도 웃었다. 

두산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와 2차전에서 4-1로 완승했다. 두산은 1차전 3-2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리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을 남겨뒀다. 

에이스를 아끼고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두산은 순리대로면 크리스 플렉센과 알칸타라를 1, 2차전에 내세워야 했다. 플렉센과 알칸타라는 평균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만큼 올가을 가장 위협적인 원투펀치로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알칸타라 몸에 이상이 생겼다. 정규시즌 막바지였던 10월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40⅓이닝을 던진 뒤 조금 지쳐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5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목에 담 증상이 나타났다. 알칸타라는 4⅓이닝 6피안타(3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100% 컨디션이 아닌 알칸타라가 나흘 휴식을 취하고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서는 것은 무리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차전 선발투수로 최원준을 내세웠다. 최원준은 정규시즌 대체 선발투수로 10승을 거뒀지만,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는 불펜으로 나서 2⅔이닝을 던졌다. 나흘을 쉬긴 했어도 긴 이닝을 버티기 힘들 가능성이 컸고, 사실상 불펜 데이로 전개될 것으로 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최원준이 이상 신호를 보내면 곧바로 김민규를 붙이겠다고 했다. 최원준은 꾸역꾸역 버텼다. 2회말 유한준, 박경수, 배정대에게 안타를 내줘 맞이한 1사 만루 위기에서 심우준을 3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운 게 컸다. 하지만 2-0으로 앞선 3회말 2사 후 로하스에게 우중월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고, 김 감독은 바로 김민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원준은 2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김민규는 정규시즌 kt 상대로 8경기에서 15이닝, 평균자책점 0.60으로 강하긴 했으나 포스트시즌 데뷔전이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김민규는 긴장감을 떨치지 못했으나 최소한의 임무를 다했다. 1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4회말 2사 1, 3루 위기에서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치국은 김 감독이 "삼진을 잡는 능력"이 있다고 호평한 필승 카드다. 정규시즌 때도 롱릴리프로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김민규가 버티지 못한 이닝을 끌고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박치국은 공 33개로 2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자기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영건들이 버텨준 뒤 홍건희가 나섰다. 올해 트레이드 영입 후 불펜에서 큰 힘을 보탰지만, 시즌 막바지에는 접전 상황을 종종 막지 못해 필승조로 나설 기회가 줄어들었다. 홍건희는 6회말 2사 1루에 등판해 2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투수 4명이 8이닝을 버텨준 뒤 마무리 투수 이영하가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이영하는 첫 타자 박경수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칭찬했다. 이용찬과 플렉센의 부상으로 선발진이 무너진 가운데 영건들이 적재적소에서 활약을 펼쳐줬기에 긴 시즌을 버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다양한 상황에 등판해 경험을 쌓은 영건들은 큰 무대에서도 씩씩하게 자기 몫을 다하며 두산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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