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류지현 감독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1년 동안 선수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6년 동안 코치로 팀을 지킨 '트윈스맨'이다.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트윈스가 13대 감독으로 27년 동안 팀을 지켜온 류지현 전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류지현 감독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선수로 11년,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코치로 16년 동안 줄무늬 유니폼만 입었던 '트윈스맨'이다. MBC-LG 선수 출신인 이광은 전 감독에 이어 두 번째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감독이고, LG로 범위를 좁히면 첫 번째 사례다. 

류지현 감독의 취임은 역설적인 의미가 있다. 구단의 전통을 잘 아는 이에게 사령탑을 맡겼지만 단순히 과거의 영광만 본 결정이 아니다. 27년 경력은 배경 가운데 하나일 뿐 과거보다는 미래에 무게를 뒀다. '후보자' 류지현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고, 구단은 미래를 대비한 그의 준비성에 좋은 점수를 줬다. 

과정은 속전속결이었다. LG는 전임 류중일 감독이 5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 패배 후 재계약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새 감독 찾기에 들어갔다. 감독 공백 상태는 일주일 만에 해소됐다. 감독 후보를 압축하고 메이저리그식 '인터뷰'를 마친 것이 12일이었다. 구광모 구단주의 결정이 나온 뒤 13일 오후 류지현 수석코치에게 감독 선임 소식을 전했다. 플레이오프가 끝나기 전이었으나 지체없이 결과를 발표했다. 

▲ LG 류지현 감독 ⓒ LG 트윈스
LG 차명석 단장은 감독 선임을 준비하면서부터 '미래가치'에 중점을 뒀다. 그는 류지현 감독 선임이 끝난 뒤 "(류지현 감독은)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지난 2년 동안 구단의 데이터 교육에 적극적이었다. 선수단 분위기를 흐트러트리지 않고 갈 수 있고 데이터 분석에 열려 있는 분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순혈'이라서가 아니라, 2020년 KBO리그 감독에게 필요한 '오픈 마인드'를 보고 결정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류지현 감독은 선임 배경에 대해 "내가 평가한 것이 아니라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선수로 11년 코치로 16년, 모두 27년을 LG에 있었다. 좋았을 때 나빴을 때를 경험했다. 앞으로 LG가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 정리해서 가져간 덕분에 선택을 받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야구관에 대한 생각에서도 그가 '나때는'에 멈춘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는 "내 야구를 주입한다기보다 우리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만큼 그 안에 내가 들어가야 한다. 선수들 잠재력을 잘 끌어내서 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16일 선수단 해산으로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첫 번째 숙제로 '공부'를 꼽았다. "그동안 야수 쪽에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투수 쪽에는 부족한 것이 많다. 그쪽에 시간 할애를 많이 하려고 한다. 데이터 분석팀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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