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수에서 투수로,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싱글에서 새신랑으로. 롯데 나균안은 다사다난한 2020년을 보냈다. ⓒ롯데 자이언츠
-개명과 투수 전향 통해 변신한 롯데 나균안
-12월에는 여자친구와 백년가악 맺고 피날레
-“다사다난했던 2020년, 내년의 밑거름 되길”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평생 잊지 못할 해가 되지 않을까요?”

한 해를 돌아볼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다사다난(多事多難).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22)이 돌아볼 2020년 역시 다사다난이라는 사자성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연을 지닌다. 남들은 한 번 경험하기도 힘든 일들을 올 한 해 모두 겪었기 때문이다.

2군 마무리캠프가 한창인 16일 전화로 만난 나균안은 “퓨처스리그 종료 후 김해 상동구장에서 회복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군 경기에서 생각보다 많은 경기를 던진 만큼 최근 열린 낙동강 교육리그는 뛰지 않고, 2군 코치님들과 함께 회복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올해 나균안은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첫 번째 변화는 포지션이었다. 마산용마고 시절부터 썼던 포수 마스크를 내려놓고 투수 글러브를 끼었다.

2018년 기존 주전 포수 강민호(35)의 삼성 라이온즈 이적으로 롯데의 안방을 꿰찬 나균안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수비에서 잦은 실수가 나왔고, 덩달아 타격에서마저 부진이 계속됐다. 결국 이러한 마음고생은 투수 변신이라는 과감한 선택으로 이어졌다.

나균안은 “투수로 뛰다 보니까 그간 보이지 않던 부분이 눈으로 들어오더라. 오히려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면서 “포수로 뛰면서 잡생각이 많아졌는데 마운드에선 이러한 잡념 없이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 웃었다.

▲ 퓨처스리그에서 역투하고 있는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5경기 동안 3승 4패 평균자책점 3.29라는 준수한 성적을 써냈다. 65.2이닝을 던지면서 기록한 안타는 67개, 삼진은 35개, 볼넷은 22개였다. 올 시즌 도중 투수로 전환한 선수의 성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올해 직구 최고구속 144㎞를 뽐낸 나균안은 “사실 내가 잘 던졌기보다는 동료 야수들이 수비에서 잘 막아주고, 타격에서 많은 점수를 뽑아주면서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었다. 나는 아직 투수로서 갈 길이 멀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이렇게 투수로서 안착한 나균안은 7월에는 또 다른 변화를 택했다. 바로 개명이었다. 나종덕이라는 기존 이름을 내려놓고 나균안으로 새 삶을 살기로 했다. ‘개간할 균(畇)’과 ‘기러기 안(雁)’을 써서 “노력한 만큼 높이 올라가는 사람이 되자”는 뜻을 담았다.

손아섭(손광민에서 개명)을 비롯해 롯데 선배들인 문규현(문재화에서 개명), 박종윤(박승종에서 개명), 이우민(이승화에서 개명) 등과 같은 길을 걷게 된 나균안은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서 산뜻한 새 출발을 알렸다.

▲ 마산용마고 시절의 나균안.
그리고 나균안은 이날 인터뷰에서 깜짝 소식도 알렸다. 바로 백년가약이다. 지난 3년간 교제한 김예은 씨와 12월 결혼식을 올린다.

새신랑이 되는 나균안은 “프로 데뷔 후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했다. 내가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빨리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 올해 12월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고 결혼 배경을 밝혔다.

이어 “사실 지난 2년간 많은 악성 댓글들을 받은 터라 걱정이 많이 됐다. 나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혹여 신부에게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됐다”면서 “그래도 주위에서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셔서 힘을 받았다. 동료 형들도 ‘부럽다’는 말로 격려해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처럼 포지션 전향과 개명, 백년가약까지. 다사다난한 2020년을 보낸 나균안은 이제 더욱 희망찬 2021년을 그리고 있다. 목표는 역시 투수로서의 1군 데뷔다.

나균안은 “올 한 해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그래도 이 모든 변화가 착착 맞아떨어지면서 기분 좋게 1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웃고는 “이제 내년에는 빨리 1군으로 올라가서 사직구장 마운드를 밟고 싶다. 이를 위해 남은 연말은 물론 내년 스프링캠프에서까지 열심히 몸은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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