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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지막 '87 베어스' 최주환의 인사…"우리 넷, 이제 추억으로"

작성일: 2020.12.12 05:4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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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SK 와이번스 최주환, NC 다이노스 양의지, LG 트윈스 김현수,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 '87 베어스'로 불리는 네 선수는 2006년 두산 베어스 입단 동기다. 네 선수는 이제 각자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뛴다. ⓒ SK 와이번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우리 4명이 우승 트로피 앞에서 찍은 사진이 있어요. 이제는 추억으로 남겠네요."

최주환은 11일 정든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벗기로 하면서 2006년 입단 동기 양의지, 김현수, 민병헌의 얼굴을 떠올렸다. 최주환과 김현수는 빠른 1988년생으로 1987년생인 양의지, 민병헌과 친구 사이다. 

두산의 황금기에 기여한 일명 '87 베어스' 4명은 이제 각자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 2017년 겨울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김현수는 LG 트윈스와 4년 115억 원 FA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민병헌은 롯데 자이언츠와 4년 80억 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양의지가 NC 다이노스와 4년 125억 원 대형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났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최주환은 '87 베어스'의 마지막 주자로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11일 SK 와이번스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12억 원, 연봉 26억 원, 옵션 4억 원, 총액 42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11일 늦은 저녁 최주환과 연락이 닿았다. 그는 "축하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아서 답장할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계약 기사가 나간 뒤로 경황이 없기도 했고, 가족 식사 자리도 있어서 이제야 답을 조금씩 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감사 인사를 다 드리려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음은 최주환과 일문일답. 

-SK 이적을 결심하고 두산 측과 연락을 했나. 

김태룡 두산 단장님께 직접 연락을 드렸다. 잘됐다고 해주셨다. 한편으로 아쉽지만, 15년 동안 고생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서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김태형 감독님께도 전화를 드리니 '축하하고, 떠나서 아쉽지만 잘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정말 감사한 직원분들이 많아서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전화를 다 하진 못했다.

이복근 스카우트 부장님께 감사하다. 부장님께서 스카우트 첫해 때 양의지, 민병헌, 김현수, 그리고 나를 뽑아 주셨는데 4명이 다 FA가 됐다. 내가 마지막이었다. (양)의지가 오늘(11일) 축하한다고 연락을 줬는데, 경황이 없어서 의지 골든글러브 수상 축하도 못 해줬다(웃음). 우리 4명이 2015년 우승 트로피 앞에서 찍은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을 나도 간직하고 있는데,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을 것 같다. 운명의 장난처럼 다 다른 팀이 됐다. 

-15년 동안 입은 유니폼을 벗게 됐는데.

두산에 감사한 게 많다. 팬들께서 진심으로 내가 떠나는 상황을 아쉬워해 주셔서 마음이 아프면서도 감사했다. 죄송하다. 나를 정말 응원해 주시고, 내 유니폼을 몇 개씩 가진 분도 계실 것이다. 떠나는 게 사실 슬픈 일이다. 선수로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도 한편으로는 응원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팬들께는 정말 그동안 보내주신 응원에 감사하고, 또 죄송하다는 말밖에 못 하겠다. 두산 베어스 팬들과 팀의 좋은 동료들, 코치진, 프런트 분들과 좋았던 기억은 마음에 간직하고 이제 새로운 팀에 가니까. 팀은 바뀌었지만, 더 야구 잘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면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 최주환(왼쪽에서 두 번째)이 SK 와이번스와 계약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SK 와이번스
-SK행을 결정한 배경은. 

다른 것보다 꿈을 택했다. 금액만 고려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다. 2루수로서 내가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상을 향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두산에서는 멀티 포지션을 뛰긴 했지만, 두산에 있을 때도 주전 2루수를 늘 목표로 삼았다. 그 목표는 지금도 변함없다.

SK 구단에서 정말 진정성을 보여주셨다. 2루수로서 가치를 인정해 주셨다. 얼마 전(지난 5일) 결혼하기 전에 김원형 감독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셔서 '좋은 선수고,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두산에서 함께한 김민재 수석 코치님도 '결과가 잘 나와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셨다. SK에는 두산에서 어릴 때 가르쳐주셨던 코치님들이 많이 계시다. 전형도 코치님은 2013년에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2군 수비 코치님이셨고, 조원우 2군 감독님도 당시 1군 코치님이셨다. 여러 가지를 많이 고려했다.

SK 팬분들도 나를 원하는 게 느껴졌다. 꼬마 팬이 김원형 감독님께 직접 내가 SK로 오는지 물어봤다는 기사를 봤다. 궁금해서 영상을 직접 찾아봤는데 고맙더라. 정말 궁금하고 원해서 질문한 그 마음이 고마웠다. 여러 가지 종합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렸다. 

-두산에서는 주전 2루수로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는 시선이 있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성적표로는 (2루수의 가치를) 증명을 해뒀다. 그래서 FA 2루수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017년에도 2루수로 뛰면서 올스타로 선정됐다. 2018년에는 부득이하게 지명타자를 했지만, 공격 생산력으로 힘을 보탰고, 지난해는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돌아와서는 2루수로 다 뛰었다. 

두산에서는 주전으로 뛰어도 주전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늘 숙제였다. 올해도 2루수로 800이닝 가까이 뛰었고(113경기 813⅔이닝), 그래서 골든글러브 2루수 후보로도 오를 수 있었는데 뭔가 숙제였다. 

-등번호 53번을 유지하게 됐다. 이 번호를 단 뒤로 더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기억한다. 

2017년부터 53번을 쓰면서 잘 풀렸다. 내게 정말 의미 있는 번호인데 SK에서 먼저 등번호 53번 유니폼을 바로 마련해주셔서 감사했다. 등번호 하나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것도 가치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액을 넘어서, 선수로서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좋았다. 

▲ 최주환은 등번호 53번과 두산에서 좋은 기억을 품고 SK 와이번스에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 ⓒ 한희재 기자
-15년 동안 출근했던 잠실을 떠나 이제 인천으로 출근해야 한다. 라커룸에서 짐을 싸면 실감이 날 것 같다.

그럴 것 같다. 어제(10일) 갑자기 저녁에 SK 측에서 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인천 경기장을 찾아갔다. 사무실도 (잠실과) 다르고 새롭더라.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애청자였다. 스토브리그로만 봤던 SK 사무실을 처음 가봤는데 색다르더라. 스토브리그를 정말 좋아해서 그러면 안 됐는데 '여기가 스토브리그 촬영장이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웃음). 그만큼 재미있게 봐서 그랬는지 신기했다. 

-가족, 특히 아내가 축하를 해줬을 것 같다. 

FA도 있고 코로나19 상황이 심해져서 신혼여행을 못 다녀왔다. 아내가 계약하고 축하를 많이 해줬다. 깜짝 선물도 받아서 감동했다. 고생했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결혼, FA 계약까지 올해 축하할 일이 많이 생긴 것 같다. 

계약은 이제 지나간 일이다. 내년, 그리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그리고 좋은 일로 많은 분들께서 연락을 주셨는데 답을 다 하지 못했다. 시간이 걸려도 답을 다 하려고 한다. 축하해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하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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