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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의 사심록(錄)]오윤희 남자說의 참뜻…웰컴투 김순옥 월드, 한계란 없다

작성일: 2020.12.31 08:0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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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장면. 출처| SBS '펜트하우스' 방송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펜트하우스' 오윤희(유진)가 남자였다고? 천서진(김소연) 만난 10대 시절부터 여장을 하고 사람들을 속여왔다고? 남편도 있었고 딸도 있는데? 염색체 이상? 트랜스젠더? 그게 아니면?

SBS 월화극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팬들을 집단 멘붕 상태에 빠뜨린 오윤희 남자설(?)이 결국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29일 화면을 스친 유전자 검사지에 찍힌 'XY'를 본 시청자들이 오윤희가 남자였던 거냐 눈이 휘둥그래진 게 그 발단입니다.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제작진은 소품을 잘못 준비한 단순 실수라며 상황을 수습했습니다다. '옥에 티'를 치밀한 복선으로 알고 한껏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사르르 식어버렸죠. 한편엔 안도가, 한편엔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설마설마' 하면서도 '혹시 몰라' 하며 설렜던 1인임을 고백합니다.

그 중심에 바로 김순옥 작가가 있습니다. 구은재(장서희)가 점 찍고 살아 돌아오고, 신애리(김서형)가 그녀를 두번 못 죽여 치를 떨던 '아내의 유혹' 시절부터 그녀의 작품은 일단 발을 담그면 못 빠져나오는 늪과 같았습니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며 '막장드라마' 소리도 들었으나, 그 강력한 매력을 누가 부인할까요. 예측불허의 매운맛 전개와 묘사, 거기서 나오는 흡인력과 속도감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부모도 자식도 버리고 질주하며 주인공을 압도한 '왔다 장보리' 속 희대의 악녀 연민정(이유리)이 그녀의 손에서 탄생했고, 판타지 황실극 '황후의 품격' 또한 그녀의 작품입니다.

초반 'SKY캐슬'이 연상된다는 소리도 들었던 '펜트하우스'는 닮은 출발도 어떻게 달리 풀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김순옥 작가의 새 정점이자 현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 세상에 착한 사람이 있긴 한가 싶습니다. 공감할 필요는 굳이 없습니다. 설정값에 따라 폭주하는 욕망덩어리들이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매회 거듭하는데, 그 화법에 한 번 맛들리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캐릭터에 이입하지 않고서도 어디서 경험하지 못한 속도와 자극, 재미라서요. '펜트하우스'는 흔히 말하는 욕하며 보는 드라마 그 이상입니다. 욕하는 순간 이미 늦었다고 하더라고요. 절절히 공감합니다. 다음을 봐야죠. 한 신을 놓치면 어찌 될 지 모릅니다. 

김소연의 광기어린 엔딩을 낳은 15회, 몰아치던 막판엔 오윤희가 천서진을 반격하고 천명수(정성모)가 오윤희를 반격하고, 천명수가 딸 천서진까지 뒤통수친 뒤, 천서진이 천명수를 다시 버리고 울부짖는 폭풍 전개엔 '미쳤다'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분명 비난 아닌 찬사였습니다. 악랄한 악역 주단태(엄기준)이 아내 심수련(이지아), 불륜상대 천서진에 이어 앙숙 오윤희와 다시 키스로 엮였을 때도 마찬가지죠. '이게 말이 되냐'가 아니라 "주단태 그만 좀 해라" "엄기준은 출연료 내고 나와라"라고 야단이 났잖아요. 무엇이든 가능한 김순옥의 세계, 시청자는 이미 적응 중입니다.

'오윤희 남자'설 사태 역시 그 연장선상입니다. 김순옥의 세계에선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습니다. 죽은 사람이 돌아올 수도, 아는 사람을 못 알아볼수도, 거지 신세에서 부동산 부자가 될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메이저리거 김병헌이 드래곤 마구를 뿌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녀의 '펜트하우스'에서 오윤희는 여자일수도, 남자일수도, 혹은 트랜스젠더일수도 있습니다. 왜 안되겠어요. 성염색체 'XY'를 발견하고 '옥에 티'를 지적하기에 앞서 '오윤희 남자'설을 떠올린 모두는 이미 그녀의 세계에 100% 적응한 겁니다. 남자는 서있고 여자는 앉아있는데 오윤희 홀로 서 있는 포스터를 곱씹으며 무릎을 친 시청자도 마찬가지고요. 사실 적응 수준 이상이죠. 한계없는 김순옥 작가보다 앞서나간 안방 동지들에게 '엄지 척'을 보내며 시즌1 마지막회를 기대해 봅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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