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성기 기자]대한민국에 복고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내내 옛 것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레트로'에서 옛 것을 새롭게 해석해 즐기는 '뉴트로'로 이어지는 복고 열풍이 불었다. 올해도 여전히 복고가 대세다. 1990년대식 패션, 화장, 먹을거리가 인기를 누리고 있고, 예스러운 디자인을 접목한 신상 디지털 기기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레트로'나 '뉴트로'를 키워드로 하는 검색량이 지난해 상반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많은 검색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레트로나 뉴트로의 뜻이 무엇인지 검색해보는 경우만 매달 최소 1만 5000 건 이상이고 '레트로 게임', '레트로 인테리어', '레트로 그릇' 등 연관 키워드의 검색량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복고 열풍의 중심에는 유튜브가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과거에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예능, 음악 등의 영상자료를 유튜브용 콘텐츠로 탈바꿈해 내놓고 있다. SBS의 경우 공식 채널인 'SBS NOW' 뿐 아니라 '스브스뉴트로', '빽능-스브스옛날예능' 등 채널을 통해 관련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구독자 17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스브스뉴트로' 채널은 1990~2000년대 인기 가요 영상을, 구독자 63만 여 명을 거느린 '빽능-스브스옛날예능' 채널은 화제작이었던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예능 'X맨' 등의 영상을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MBC는 옛 드라마 채널 '옛드', 옛 예능 채널 '옛능', 옛 음악 채널 '옛송TV'를 개설해 각각 구독자 264만 명, 75만 명, 13만 명을 모았다. 꾸준히 구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옛드' 채널에서는 2006년 방영된 드라마 '궁', 2009~2010년 방영된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의 관련 영상은 조회 수 1000만 건을 훌쩍 뛰어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KBS도 코미디 채널 '크큭티비', 예능 채널 '깔깔티비', 음악 채널 'Again 가요톱10'을 통해 추억의 프로그램들을 재편집해 제공한다. 각 채널은 구독자 41만 명, 50만 명, 27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KBS는 구독자 14만 명의 '크랩 KLAB' 채널도 운영하는데, 이 중 '크랩_뉴트로' 콘텐츠가 인기다. 1990년대 놀이터와 교실 풍경, 남산 아파트 폭파 장면 등 90년대 일상생활 모습 및 주요 사건사고를 재미있게 편집해 전달한다.

지상파 방송사 뿐 아니라 1인 크리에이터들도 복고 열풍에 합세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옛날 뮤지션을 알아보는 시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채널 '복고맨'은 옛 뮤지션들의 음악과 일대기를 소개한다.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의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채널 '복고맨'은 지난 1년간 구독자 4만 명에서 8만 명으로 2배 이상 급성장했다. 구독자 수 대비 조회 수가 높으며, 긍정도(좋아요 수)도 높은 채널이다. 런던보이즈, 마이크잭슨, 엑스재팬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음악 세계를 다룬 영상들은 각각 30만 회 이상 시청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 2030 세대에게 친숙한 EBS '딩동댕유치원'의 캐릭터 뚝딱이가 유튜버로 데뷔해 만든 채널 '뚝딱tv'도 채널 개설 1년 여 만에 구독자 7만 명 이상을 모으며 인기다. 어린이들의 친구로 1994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뚝딱이는 이제 성인이 된 2030 세대와 공감을 나누는 캐릭터로 성장했다. '25년째 프리랜서 배우'인 성인 뚝딱이는 사회생활 방법, 탈모 관리 등 어른으로서의 삶의 고달픔을 보여주는 콘텐츠와 함께 요리,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채널 'kyoung mo hong'은 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서울의 모습을 기록하는 채널이다. 중장년층에게는 그 시절 향수에 빠지게 하고, 청년층에게는 신기함과 놀라움을 안겨주는 28개 영상이 올라와 있다. 게재된 영상 수가 적은 편임에도 3 만 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1970년대 서울 종로 거리의 모습', '1980년대 설 풍경' 등 최고 인기 영상은 각각 75만 회 이상 조회 수를 올리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미국 USC 박사·현 서울대학교 공공성과관리센터 초빙연구원)는 "코로나 19 사태로 평범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자 과거의 생활을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 하는 바람이 커지며 복고 열풍이 더욱 증폭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실제로 과거를 살았던 4050 세대 뿐 아니라 2030 세대도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복고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복고 열풍은 한 동안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티비뉴스=박성기 기자 musicto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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