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삼성의 김태환(오른쪽)은 도쿄 올림픽 티켓을 받을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수원, 이성필 기자] 한국 축구는 국제대회에서 항상 열세인 전력을 만회하기 위해 멀티플레이어를 꼭 뽑는다. A대표팀, 올림픽 대표팀 모두 마찬가지다. 물론 현대축구에서 멀티플레이어는 당연히 필요한 존재로 꼽힌다. 다양한 전술 소화 능력은 추가다.

7월 도쿄에서 예정된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올림픽 대표팀은 살벌한 승선 경쟁이 진행 중이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달 28일 올림픽 구상을 밝히면서 선수 선발에 대해 "A대표 선수라고 뽑힌다는 보장은 없다. 우리의 선발 기조와 어긋난다. 같은 조건에 두고 꼼꼼하게 따지겠다. 18인 명단이 상당히 좁다. 포지션 분배도 중요하다. 잘못하게 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위치 소화는 김학범 감독에게는 필수 조건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나상호(FC서울), 황희찬(라이프치히) 등은 공격 모든 포지션을 소화했다. 측면 수비수였던 김진야(FC서울)나 미드필더 황인범(루빈 카잔)도 마찬가지였고 금메달이라는 수확물을 얻었다.

도쿄도 마찬가지다.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와 묶여 비교적 괜찮은 조편성이라고는 하지만 비슷한 전력이라 세심하게 전력을 구성해야 한다. 지난해 정상적으로 치렀다면 선수들의 좋은 컨디션을 앞세워 갔겠지만, 1년 연기로 제대로 평가전을 치르지 못하고 오직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기반으로 선수단을 구성해야 한다.

와일드카드 3명에 골키퍼 2명을 포함하며 18명 중 15명으로 줄어든다. 특히 수비 구성은 정말 중요하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는 A조의 멕시코,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중 한 팀과 만나게 된다. 골 넣기가 어렵다면 수비라도 잘해서 한 골 승부에서 웃어야 한다.

흥미롭게도 김태환(수원 삼성)은 김 감독의 관심을 끄는 자원이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당시 측면 수비수가 보이지 않아 애를 먹었다. "팀으로 돌아가 감독 바짓단이라도 잡고 출전 기회를 달라고 소리치라"고 읍소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김진야를 비롯해 설영우(울산 현대), 이유현(전북 현대)이 있고 김태환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태환은 김 감독의 시야에 있었던 자원이다. 17세 이하(U-17),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거쳤지만, 올림픽대표팀에는 가끔씩 호출됐다. 지난 2019년 5월 부름을 받은 뒤 올해 2월과 3월 소집에서 호흡했다.

▲ 1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김태환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유스인 매탄중, 고교 출신인 김태환은 2019년 프로에 데뷔했다. 지난해 13경기 1골이 프로 최고 경력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거르지 않고 출전해 13경기 1골을 기록했다. 그 1골이 1일 포항 스틸러스와 13라운드에서 후반 43분 터진 극적인 동점골이었고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수비하다가도 빠른 공격 가담으로 상대 뒷공간을 허무는 능력은 탁월하다. 동점골 역시 후방에서 전방으로 적극적으로 전진해 얻은 결과였다. 이기제의 왼쪽 측면 가로지르기를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얻은 결과다.

마침 관중석에는 김 감독이 관전 중이었다. 수원 관계자는 "김태환은 풀백, 윙백 소화가 가능하지만, 중앙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올림픽대표팀이 원하는, 적합한 자원으로 꼽히기에 충분하다. 정말 열심히 뛴다"라고 전했다.

김태환은 "(박건하) 감독님이 뛰게 해주는 포지션에서 경기하려고 한다"라며 주어진 책임이라면 무조건 한다는 자세를 보였다. 멀티플레이어로 가능성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홍보한 셈이다.

물론 올림픽대표팀에는 경쟁자가 많다. 3월 소집에서 빠진 자원도 있다. 그는 "U-23 대표팀은 색깔이 분명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에 확실히 녹아들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며 "90분 내내 뛸 수 있는 체력은 기본이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후방에 안정감을 더할 수비력도 필수다. 공격에 가담 시에는 빠른 발, 드리블, 크로스 등 다양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의지와 능력이 갖춰졌음을 강조했다.

역대 대표팀에는 막판 활약으로 기존 자원을 물리치고 승선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김태환도 같은 사례가 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수원,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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