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스 퍼거슨을 매료시킨 13년 전 선제골. 카림 밴제마(검은색 유니폼)는 당대 최고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맨 왼쪽)를 앞에 두고 강렬한 왼발 중거리포를 꽂았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8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올림피크 리옹을 만났다.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프리킥 아티스트' 주니뉴와 파비오 그로소, 시드니 고부를 앞세운 리옹은 만만찮은 적이었다. 후반 40분 카를로스 테베즈 만회골이 아녔다면 무득점 원정 패 부담을 안고 맨체스터로 향할 뻔했다.

선제골을 스무 살 공격수에게 얻어맞았다.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주니뉴나 고부, 심 셸스트림에게 당한 게 아니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9분. 등 번호 10번 약관의 스트라이커가 당대 최강 맨유 수비진을 상대로 박스 바깥에서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포를 꽂았다.

네마냐 비디치와 리오 퍼디난드, 웨스 브라운이 밀집해 시야를 가렸지만 이 젊은 피는 본능적인 골 감각으로 맨유 골망을 흔들었다. 카림 벤제마(33, 레알 마드리드)였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79) 감독은 벤제마에게 한 눈에 반했다. 당장 올드 트래포드에 데려오고 싶어 경기 종료 뒤 라커룸을 향하는 그를 잡고 얘기를 걸었다.

그러나 낌새를 눈치챈 리옹 관계자가 벤제마 팔을 서둘러 잡아챘다. 구단 최대 자산을 데리고 퍼기 시야에서 황급히 사라졌다.

퍼디난드는 6일(한국 시간) 'BT 스포츠'에 출연해 "그 리옹 관계자가 영리했던 거다. 퍼거슨은 벤제마를 정말 데려오고 싶어 했다"며 웃었다.

2009년 맨유에 합류한 마이클 오언 역시 퍼디난드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올드 트래포드에 올 수 있던 이유는 벤제마 때문이었다. 그가 레알 마드리드를 택해 맨유에 입단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처음 퍼거슨과 통화할 때가 떠오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벤제마와 계약하고 싶었는데 (영입이) 무산되는 바람에..'라고. 퍼디난드 말은 사실"이라며 생글거렸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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