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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미 넘친 홍철의 칼날 도움, 이기제에게는 신묘한 자극제

작성일: 2021.06.06 10:00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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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팀 선배의 능력을 보여준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양, 이성필 기자] 국내 무대에서 최근 가장 컨디션이 좋은 왼쪽 측면 수비수는 단연 이기제(30, 수원 삼성)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호출할 정도로 뜨거운 왼발과 무한 체력을 가졌다.

하지만, 고정적인 선수를 활용하고 변화를 크게 주지 않는 벤투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기제가 출전 기회를 얻을지는 미지수였다. 홍철(31, 울산 현대)가 벤투 감독의 사랑을 받아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4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도 이기제는 대기 명단, 홍철은 선발이었다. 강상우(28, 포항 스틸러스)는 명단에서 빠져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홍철은 지난 3월 한일전에서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 뛰며 0-3 참패와 함께했다. 홍철은 최선을 다했지만, 무리수를 둔 벤투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좋은 컨디션에서의 홍철은 현역 시절 '왼발의 달인'이었던 라이언 긱스도 건드리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날카로운 왼발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홍철은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경험의 진수를 보여줬다. 최근 울산 현대에서 좋았던 흐름을 그대로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보여줬다. 전반 9분 풍생고 후배 황의조(29, 지롱댕 보르도)가 수비와 전방에서 경합하며 공간을 찾자 도전적인 롱패스를 연결했다. 황의조는 홍철의 궤적을 놓치지 않고 머리로 받아 넣었다.

아시아 예선부터 월드컵 본선까지 두루 경험했던 홍철의 경험에서 나온 도전적인 롱패스다. 그 덕분에 수비적으로 내려섰던 투르크메니스탄은 공간을 열고 전진해야 했다.

프리킥도 상당히 좋았다. 39분 미드필드 중앙 오른쪽에서 김문환(LA FC)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서 왼발로 크게 휘어지는 킥을 시도했다.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막을 정도로 예리했다.

▲ 늦깎이 대표팀 발탁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기제,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곽혜미 기자

2-0으로 앞선 후반에는 추가골을 위해 도전적인 공격 가담을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미 수비를 모두 내렸지만, 홍철은 신경 쓰지 않았다. 정우영의 로빙 패스를 수비 옆으로 빠져들어가 잡아 중앙으로 연결했다. 수비가 중간에 잘라내는 바람에 결정적인 장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빌드업과 상대 수비를 깨는 것을 원하는 벤투 감독의 역할에 충실했다.

김영권, 권창훈의 골이 지며 4-0이 된 후반 27분, 홍철은 이기제와 교체됐다. 이기제가 꿈에 그리던 데뷔전을 치르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적은 것은 아니었다. 오버래핑을 시도해 공격 진영 깊숙이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볼이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코너킥 키커로 골지역 안에 예리하게 올리는 등 소속팀에서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였다. 어쨌든 자기 역할은 충실히 해낸 이기제다.

대표팀은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매번 같은 선수가 제외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선수 제외도 가능하다. 잘 판단해 결정하겠다"라며 선수단 이원화 운영에 여지를 남겼다.

스리랑카는 2019년 10월 홈에서 8-0으로 이긴 바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좋은 레바논전을 겨냥한다면 이기제의 스리랑카전 출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대표팀 경력 선배 홍철의 2연속 출전이냐 신예 이기제의 첫 선발 출전이냐, 벤투 감독에게 재미난 고민이 생겼다.


스포티비뉴스=고양, 이성필 기자

제보> elephant37@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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