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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수원] 여전히 짜증나는 ‘투구 수 테러’… 이용규는 변하지 않았다

작성일: 2021.07.05 05: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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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석에서 여전한 끈질김을 보여주고 있는 키움 이용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키움의 경기에서는 3회초 키움의 공격이 끝난 뒤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kt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가 키움 외야수 이용규(36)와 승부가 끝난 뒤 면전에 소리를 지른 것이다.

당연히 이용규가 발끈할 수밖에 없었던 가운데 잠시 대치가 이어지기도 했다. 양팀의 중재 속에 더 이상 특별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선수들 사이의 대화도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른 끝에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이 승부에서 확실했던 건 이용규의 커트 능력이 데스파이네를 괴롭혔다는 것이다. 특유의 ‘용규 놀이’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용규는 3회 타석에서 데스파이네와 10구 승부를 펼쳤다. 데스파이네는 빠른 공을 물론 존에서 살짝 휘는 컷패스트볼, 여기에 구속 차이를 이용한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공을 던졌으나 이용규는 골라내거나 혹은 파울을 치며 버텼다. 데스파이네의 투구 수가 불어났다. 비록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마냥 실패한 타석은 아니었던 셈이다.

한 투수는 이용규에 대해 “기본적으로 선구안과 콘택 능력이 워낙 좋고 자신이 노리지 않았던 공을 걷어내는 탁월하다”면서 “어떨 때는 스트라이크존을 딱 막고 서 있는 느낌이다. 투수도 한 타자에 7~8개 이상의 공을 던지면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들다”고 설명한다. 이용규의 신체적 능력, 그리고 기술적 능력은 전성기에서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아직 타석에서의 끈질긴 면모는 살아있는 것이다.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용규는 4일까지 총 1257구를 봤고, 타석당 투구 수는 4.47개에 이른다.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정은원(한화·4.54개)에 이어 리그 2위다. 설사 아웃이 되더라도 쉽게 죽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볼넷을 많이 골라내고 있다. 이용규의 시즌 타율은 0.279로 특별하지 않지만, 출루율은 0.397로 4할에 육박한다. 눈과 승부욕은 살아있는 셈이다.

시즌 전 어려움도 겪었던 이용규다. 한화는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이용규가 없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방출됐다. 이제 30대 중반의 베테랑. 한화의 방향에 어울리지 않았다면, 상당수 팀들의 방향에도 어울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키움은 이용규의 장점에 주목했고, 곧바로 전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용규는 정점을 찍었던 2016년(출루율 0.438) 이후 최고의 출루율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잔부상도 별로 없다. 물론 이용규가 전성기 당시처럼 손에 꼽힐 정도의 외야수라고 보기에는 공격 생산력이 떨어진다. 다만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며 그라운드에서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임은 증명되고 있다. 이용규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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