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DC의 악당들이 이제야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할리 퀸 하나만 빼면 5년 전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는 지워도 좋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제임스 건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리부트임에도 자신만만하게 'The(더)'라 이름붙일 만한 결과물이다.

수감자 사망률 1위의 교도소 벨 리브. 피도 눈물도 없는 '태스크 포스X' 수장 아만다 뮐러(비올라 데이비스)는 형량 삭감을 조건으로 슈퍼빌런 범죄자들의 뇌에 폭탄을 이식하고 자폭작전이나 다름없는 임무에 투입한다. 섬나라 코르토 몰티즈에 떨어진 슈퍼빌런들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릭 플래그를 수장 삼아 스타빌런 할리퀸을 필두로 블러드스포트, 피스메이커, 캡틴 부메랑, 씽커, 폴카도트맨, 랫캐첮, 서번트, 블랙가드, TDK, 위즐, 몽갈, 킹 샤크… 수많은 DC 빌런들이 쏟아져 나오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얼개는 이전과 다름없다. 다만 지휘자가 바뀌었다. DC로 이적한 제임스 건 감독이다.

수장을 교체한 효과는 확실하다. 할리퀸 빼곤 아는 빌런 하나 없다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제임스 건은 전사가 전무한 캐릭터로만 구성된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를 단 한편으로 마블 대표 시리즈로 만든 주역. 주류에서 조금 밀려난 낯선 인물들을 유쾌하게 소개하는 리드미컬한 솜씨와 재기발랄한 유머, 센스 넘치는 선곡능력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여전하다.

▲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하지만 디즈니 산하 마블스튜디오에서 탄생한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가 순한 맛 히어로물이었다면, 리미트를 해제하고 화끈한 '청불'로 방향을 튼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제대로 마라맛이다. 심지어 제임스 건은 DC유니버스로 이적하며 R등급 영화 최고 제작비와 빌런들의 생사여탈권까지 손에 쥐고 작정을 했다. 우리 편이고 남의 편이고 누가 언제 어디서 죽어나갈지 모르는 죽음의 릴레이, 비트 따라 죽이고 터뜨리는 잔혹 피칠갑 액션에다 장난과 유머를 버무렸다.

저걸 보고 웃어도 되나 마음 한구석이 찔릴 정도지만 양심의 가책은 잠깐이다. 132분 러닝타임 내내 쫀득쫀득한 볼거리가 넘쳐나니 그저 이 막가는데 스펙터클을 즐길 일뿐. 이와중에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았다.

하나하나 살아있는 캐릭터들은 이 난폭한 액션영화에 애정을 갖게 만드는 포인트다. 잠깐 등장하는 캐릭터에도 애정과 이해가 듬뿍 실렸다. 그 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소개조차 필요 없는 할리 퀸이다. 특히 독무처럼 느껴지는 마고 로비 할리 퀸의 솔로 액션 시퀀스는 백미이며, 실베스터 스탤론이 목소리 연기를 펼친 '킹샤크'는 '가오갤'의 그루트 뺨치는 신스틸러다. 

진정한 청불 안티 히어로 무비가 나왔다. 디즈니-마블은 결코 못 만들 극단적인 엔터테이닝 무비다.

8월 4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32분. 쿠키영상은 2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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