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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진단⑤] "좋은 본보기 못 됐다"…게임체인저의 부재 절감했다

작성일: 2021.08.08 23:2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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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못 된 것 같다."

한국 야구대표팀 주장 김현수(33)는 7일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역전패한 뒤 끝내 눈물을 훔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는 대표팀의 막내로 출전해 9전 전승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주장으로 참가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에서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 결과와 함께 주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마음이 커 보였다. 

김현수는 사실 대회 내내 고군분투했다. 출전한 7경기에서 30타수 12안타(타율 0.400), 3홈런, 7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타율은 중견수 박해민(0.440) 다음이었지만, 홈런과 타점 모두 팀 내 1위였다. 대회 내내 중심 타선의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도 김현수는 꾸준히 자기 몫을 해냈다. 그 결과 도쿄 올림픽 올스타 좌익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의 영광은 중요하지 않았다. 김현수는 "많이 아쉽다. 베이징 때는 막내로 왔다가 지금 고참이 돼서 왔다. 고참으로 와보니 막내 때 아무것도 모르던 때와 다르게 많은 생각을 했다.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해내지 못해서 아쉽고,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 감독님과 선수들을 보필하고 이끌지 못해 많이 미안하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본인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조금 더 힘을 냈어야 한다는 반성이 이어졌다. 김현수는 "국제대회에서는 부담감을 이겨내야 하는데, 고참들이 나를 비롯해서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을 보여주지 못해서 어린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부담감 있는 모습을 보이다 보니까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못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양의지(34), 오재일(35), 황재균(33), 강민호(36) 등 타선에 무게를 더해야 했던 베테랑들이 실제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양의지는 4번타자의 압박감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타율 0.136(22타수 3안타), 8삼진, 2타점에 그쳤다. KBO리그에서는 좀처럼 삼진을 당하지 않는 타자가 한 경기에 4차례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양의지의 부담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오재일 역시 기대했던 장타를 터트려주지 못했다.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한 긴장감이 역력히 보였다. 타율 0.211(19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동안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황재균은 5경기에서 타율 0.273, 강민호는 3경기에서 타율 0.143에 그쳤다. 

김경문 한국 감독은 양의지, 오재일 등 베테랑 타자들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이들을 고집하다 금메달 무산 위기에서 급히 라인업에 변화를 줬으나 큰 소용은 없었다. 

과거 대표팀에는 이대호(롯데), 이승엽(은퇴) 등 경기 분위기뿐만 아니라 대회 분위기까지 바꾸는 중심 타자가 있었다. 올해 대표팀에는 이대호와 이승엽의 임무를 해줄 게임체인저가 없었다. 김현수는 이 점이 후배들에게 미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설위원으로 이번 대회를 쭉 지켜본 이승엽은 "패자는 말이 없다. 이번 실패를 통해서 철저히 준비해서 다시는 실패하지 않는 국제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도쿄에서는 실패를 맛봤지만, 한국은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을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 언제까지 과거의 영웅을 추억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은 이른 시일 안에 이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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