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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인천] 세계 신기록 세운 다음 날, 최정은 ‘홈런왕’ 티켓을 주문했다

작성일: 2021.08.20 10: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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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선 최정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 간판스타 최정(34)은 18일 인천 NC전에서 ‘기네스북’에 남을 만한 진기록을 세웠다. 바로 자신의 몸에 맞는 공 기록이었다.

이날 하나를 추가한 최정의 통산 몸에 맞는 공 개수는 288개로 늘어났다. 프로데뷔 이후 평균적으로 26타석 정도마다 하나씩 몸에 맞는 공을 적립한 셈이었다. 이미 KBO리그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최정은 20세기 초반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휴이 제닝스(287개)의 기록을 뛰어 넘어 한·미·일 최다 기록을 작성했다. 진기록이라면 또 진기록이다.

최정은 오랜 기간 뛰어서 얻은 기록일 뿐이라고 웃었지만, 그만큼 숱한 아픔 속에서 얻은 기록이었다. 현역 시절 최정의 몸에 맞는 공을 팀 동료로서도 지켜본 김원형 SSG 감독도 19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세계 신기록을 세웠으니 이제 그만 맞았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소박한 바람을 드러낼 정도였다.

김 감독은 “3루 수비의 반응 속도를 보라. 젊은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순발력이 없다는 이론에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정이 몸에 맞는 공이 많은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최정의 타격 스타일이다. 

최정은 우선 타석에 공격적으로 붙는 선수이며, 스윙 역시 피하지 않고 나온다. 몸쪽 공도 마찬가지다. 상당수 선수들은 공이 몸으로 붙으면 움찔하는 과정에서 왼발이나 왼 어깨가 일찍 열린다. 자연히 좋은 타격이 나올 수 없다. 투수들이 몸에 맞는 공을 각오하면서까지 몸쪽 승부를 생명으로 여기는 이유다. 그런데 최정은 그렇지 않다. 여기에 공을 마지막까지 보는 유형이다. 그러다보니 공을 피할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몸에 맞는 공을 피하지 않는 것이다. 타자가 투수의 볼을 두려워하는 순간 야구는 끝난다는 격언도 있지 않나”면서 “상대 팀에서도 코치를 해봤는데 분석팀에서는 최정에게 항상 몸쪽을 던지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몸쪽 공격을 많이 하는데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겨낸다는 게 그만큼 정이가 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통산 390개의 홈런이 그런 용기 속에 나온 빛이라면, 통산 288개의 몸에 맞는 공은 용기 이면의 어둠이다. 그래도 최정은 어둠의 아픔과 공포를 이겨내고, 밝은 빛을 부지런히 좇고 있다. 오늘도 몸쪽으로 날아드는 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씩씩하게 발을 타석에 들이미는 이유다. 

19일 인천 NC전은 그런 최정의 용기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하루였다. 최정은 이날 하루에만 대포 두 방을 치는 등 팀의 5-7 패배 속에서도 4안타 4타점으로 분전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에서 완벽한 ‘최정의 스윙’으로 맞은 홈런이었다. 힘과 기술이 모두 동반되는 모습에서 최정의 최근 컨디션 또한 살아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시즌 21·22호 홈런을 나란히 때려내며 홈런왕 레이스에서도 다시 앞서 나갔다. 전날까지 양의지(두산)와 호세 피렐라(삼성·이상 21개)에 이어 공동 3위였으나 하루 만에 순위를 뒤바꿨다. 욱신거리는 몸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운 그 다음 날, 최정은 굴하지 않고 생애 세 번째 홈런왕행 티켓을 당당하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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