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기 들어 구속 저하 기미를 보이고 있는 LG 마무리 고우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지금까지 정말 잘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17일 수원 kt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키지 못한 마무리 고우석(23)을 감쌌다. 고우석은 5-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첫 두 명의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여파를 결국 수습하지 못하고 2점을 허용했다. 팀이 패하지는 않았지만 팀과 선수에게 나름 내상이 깊을 법한 하루였다.

류 감독은 한 경기 결과로 고우석을 평가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류 감독은 18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고우석도 기록을 찾아보니 블론세이브가 적다. 어제까지 세 개였다. 지금까지 정말 잘해왔다”고 두둔했다. 

실제 고우석은 올해 34경기에서 19차례의 세이브를 기록했고, 17일 부진에도 불구하고 평균자책점은 2.03에 불과하다. 마무리투수에게 블론세이브는 숙명과 같은 일이자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내용의 불안감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KBO 공식 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고우석은 8월 구속 저하가 도드라지는 선수 중 하나다. 8월 샘플이 크지는 않으나 시즌 개막 직후인 4월보다 구속이 많이 떨어졌다.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고우석의 4월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52.5㎞에 이르렀다. 그러나 8월은 148.3㎞에 머물고 있다. 4.2㎞가 떨어졌다. 금세 회복할 수도 있겠지만 고착화된다면 큰 문제다.

역시 도쿄올림픽 후유증이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것이 아니라면 설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전반기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던 고우석은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을 누볐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기도 있었지만 제법 많은 이닝에 나갔고, 모두 스트레스가 누적될 만한 중요한 상황이었다. 빡빡하게 일정을 치렀다. 결과가 좋지 않아 심리적인 영향이 없다고 하기 어렵다.

고우석과 마찬가지로 올림픽에 나갔던 베테랑 좌완 차우찬(34)의 복귀도 지연되고 있다. 상황이 급한 올림픽에서 갑작스런 등판이 한 차례 있었고, 어깨 부상 이후 충분한 회복 시간이 필요한 차우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선발 당시부터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그 여파가 후반기 초반에도 미치고 있다.

차우찬은 2군 등판을 거쳐 9월에나 복귀할 예정이다. 정찬헌의 트레이드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빈 LG로서는 이 또한 적지 않은 타격이다.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LG로서는 두 선수가 최대한 빨리 정상궤도에 올라야 한다. 한편으로 올림픽을 풀타임 완주한 김현수와 오지환의 체력적인 부분도 면밀히 지켜봐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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