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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유격수 블랙홀, 드디어 생존자 나오나… 박성한, 자연스러워진 '주전 호칭'

작성일: 2021.08.21 12:21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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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박성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의 유격수 포지션은 오랜 기간 팀의 고민이었다.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인데, 정작 이 자리를 지킬 만한 수비력을 갖춘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던 탓이다.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다. 오히려 다른 팀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였다. 수많은 선수를 드래프트에서 지명했다. 상위 라운드 지명권을 투자한 선수들이 제법 많았다. 2군에서도 여러 선수들을 유격수 자리에 넣으며 육성하려고 노력했다. 거의 6~7년 동안, SSG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차세대 유격수 발굴’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럼에도 문턱을 제대로 통과한 선수는 없었다. 지난해에도 팀의 주전 유격수는 김성현이었다. 김성현 이상의 유격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SSG의 유격수 포지션은 수많은 유망주들을 빨아들인 가히 블랙홀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른 양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성한(23)이 가능성을 보여주며 연착륙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천고를 졸업하고 SK의 2017년 2차 라운드(전체 16순위) 지명을 받은 박성한은 수비력을 높게 평가받아 지명된 케이스였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도 마쳤다.

사실 박성한도 첫 도전은 실패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군 입대 전 차기 유격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1군에서 2017년 2경기, 2018년 42경기에 나갔다. 큰 편은 아니지만 탄탄한 체구에 단단한 손목 힘, 그리고 수비력을 갖췄다는 호평과 함께 1군 유격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성공하지 못했고 입대했다. 실패한 유망주들의 전철을 밟는 듯했다.

하지만 상무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며 기량을 살찌웠고, 김원형 SSG 신임 감독은 박성한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 감독은 “수비가 견실하고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개막전에 (유격수로) 들어간 것이다. 김성현과 비교했을 때 수비 평가가 나았다”고 떠올렸다. 

고비도 있었다. 시즌 초반 실책이 자주 나왔다. 선수의 몸이 얼어붙었다. 박성한을 잘 아는 SSG 관계자들은 “원래 수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였다. 저렇게 수비 범위가 좁은 선수가 아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 또한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가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5월에 실책을 많이 하고,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진 게 많다. 표현은 안 해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비교적 꾸준하게 기회를 줬고, 최근에는 공·수 양면에서 한층 안정된 기량으로 팀의 유격수 포지션을 지키고 있다. 박성한은 20일 현재 80경기에 나가 타율 0.290, 3홈런, 28타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8경기 타율은 0.385에 이른다. 김 감독은 “수비에서 기대를 걸었는데 거꾸로 됐다”고 웃었지만 싫지 않은 공격 상승세다. 유격수로 이 정도 공격력이면 리그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물론 이 공격력도 수비가 뒷받침됐을 때 의미가 있다. 다만 근래 들어서는 실책이 많이 줄어들었다. 반응 속도도 빨라졌다. 선수의 수비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코칭스태프도 노력을 하고 있다. 박성한에게 적극적인 대시 수비를 주문하고 있다. 원래 이것을 못하는 선수가 아닌, 자신감이 떨어져 머뭇거린 결과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코치와 많이 노력해서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유격수는 키우기 힘들다. 반대로 말하면,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오래 간다. 4월 개막전 당시와, 8월 현재의 박성한은 분명 다른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더 좋은 ‘유격수 박성한’을 기대한다. 김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수비에 노력도 많이 하면 분명히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좋아지는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걸었다. SSG의 블랙홀이 수명을 다할지, 지금부터 더 중요한 승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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