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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발끈한 손흥민…한국 압박하는 '침대 포비아'

작성일: 2021.09.03 05:30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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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 나선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행동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 행동의 주체. 같은 행동도 그 주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전반 7분 이라크 골키퍼가 골킥을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한국 주장 손흥민(29)은 주심을 향해 두 팔을 벌려 항의하는 표시를 했다. 주심이 휘슬을 불고 나서야 이라크 골키퍼가 공을 찼다.

2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 이라크와 경기가 0-0 무승부로 끝나고 손흥민은 "우리가 못해서 골을 못 넣었지만 시간 끌기가 계속되면 축구도 발전할 수 없다. 핑계겠지만 안타까운 부분이다. 경기가 지연될수록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수비수 김민재 역시 "이라크의 시간 끌기를 예상했다"며 "선제골을 넣으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라고 돌아봤다.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발언을 전해 들은 딕 아드보가트 이라크 감독은 "손흥민은 대단한 선수이고 좋은 주장"이라면서도 "그 발언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국 일본 등과 경기할 때 전력상 열세로 평가받는 일부 서아시아 팀은 두 줄 수비를 두고 작은 접촉에도 쓰러진 뒤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는 등, 시간을 끄는 행동을 자주 보여 왔다. 한국에선 이를 중동식 '침대축구'로 부른다.

한국이 최종예선 조 편성에서 중동 5개 팀과 같은 A조에 편성됐을 때, '침대축구'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도 같은 이유다.

이날 이라크가 실제로 시간 끌기 전략을 구사했는지 여부를 떠나서 한국 선수들은 '침대축구'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경기가 전반을 넘어 후반까지 0-0으로 계속 진행되자, 한국 선수들은 이라크 선수들이 쓰러질 때면 주심에게 항의하는 장면을 종종 보였다.

FIFA랭킹 36위인 한국은 이라크, 이란, 시리아, 레바논, 아랍에미레이트(UAE)와 함께 A조에 편성돼 있다. UAE가 68위, 이라크가 70위, 시리아가 80위, 레바논이 98위로 랭킹 26위인 이란을 제외하면 모두 랭킹은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한국의 아래로 평가받는다. 즉 남은 최종 예선 경기에서도 화두는 '침대축구'다.

중동에서만 10년째 뛰고 있는 남태희는 최종예선에 앞서 '침대축구'를 상대하는 방법을 묻는 말에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올 텐데 서두르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 대로 하되, 최대한 빨리 선제골을 넣는 게 중요하다.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집중해서 기회를 만들고, 기회가 오면 꼭 살려 득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공을 잡았을 때 적극성이라든지 공간 침투라든지 공격 쪽에서 적극성이 부족했다"며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오는 7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레바논과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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