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뒤 군 문제에서 다른 길을 걸어갈 가능성이 있는 최지훈(왼쪽)과 김찬형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야수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젊은 선수들이 조금씩 눈에 띄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긍정적인 대목이 더러 있는 시즌이었다.

여러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또 저마다 잠재력을 조금씩 뽐내며 기대치를 남긴 시즌이 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역시 외야수 최지훈(24)과 내야수 박성한(23) 김찬형(24)이다. 골든글러브 후보급 성적을 낸 박성한은 물론, 1997년생 동갑내기인 최지훈 김찬형도 올해 SSG 야수진에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최지훈은 이제 확고한 주전 선수로 성장했고, 김찬형 또한 시즌 막판 분전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세금을 아낌없이 투자했던 최지훈은 팀의 차기 중견수로 자리를 굳혔다. 자타가 공인하는 특급 수비력이 건재한 가운데, 지난해(18개)보다 더 많은 도루(26개)도 성공시켰다. 타율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으나(0.258→0.264), 출루율(0.318→0.343)과 장타율(0.326→0.365)에서는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 클러치 상황에서도 빛난다. 

시즌 초부터 최지훈을 핵심 선수로 간주하고 기회를 준 김원형 SSG 감독은 “(최)지훈이가 1년 내내 주전으로 나가면서 작년에 비해 좋아졌다”고 총평하면서 “코칭스태프나 나도 지훈이는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항상 생각한다. 때로는 조금 부침이 있었지만, 26일 NC전에서 중요한 시점에서 좋은 타격을 했다. 올 시즌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칭찬했다.

NC와 1대2 트레이드 당시 SSG 유니폼을 입은 김찬형도 부담감에 짓눌렸던 전반기에서 탈출해 후반기에서는 알토란같은 활약이다. 유격수, 2루수, 3루수로 모두 출전이 가능하고, 작전수행능력도 좋다. 전반기 타율이 0.213에 그친 것에 비해 후반기에는 0.259로 조금씩 오르고 있다. 김성현의 부상 이후로는 주전 2루수로 뛰는 경우가 많아졌다.

김 감독은 “시즌 막바지에 주전으로 나가면서 타석에서 모습이 (트레이드 후) 초반 모습보다는 확실히 방망이가 기능적으로 많이 바뀐 느낌이 든다. 이진영 코치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NC에 있을 때는 타격이 좋은 선수고, 수비가 약간 타격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수비는 확실히 신뢰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타격이 수비에 비해 터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기회가 많이 가면 충분히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다만 두 선수는 병역 문제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박성한이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하고 온 것과는 조금 다르다. 결론적으로 올 시즌이 끝나면 조금은 다른 길을 갈 가능성이 크다. 최지훈은 일단 내년 구상에도 포함됐다. 반면 김찬형은 시즌 뒤 입대를 타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지훈의 경우 대체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현재 팀 전력 구조상 1~2년 정도 더 필요할 수 있다. 너무 늦지는 않게 군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김찬형은 일단 대안들이 있다. 역시 내야 멀티 플레이어인 김성현이 2+1년 계약을 모두 채운다고 가정하면 2년의 시간이 있다. 안상현도 제대해 2루 자원은 여유가 있다. 김원형 감독은 1·3루에는 올해 신인인 고명준을 키우겠다는 야심이 있다.

구단에서 김찬형의 입대 시점을 놓고 고민했지만, 김찬형 스스로도 일단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는 후문이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원서를 넣고, 만약 떨어져도 현역으로 입대할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SG는 김찬형을 비롯, 차세대 내·외야 코어 유망주인 김창평 김성민, 포수 현원회, 투수 조요한 등이 군 입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장 상황 등을 봐야겠지만, 야수들의 경우는 상무에 떨어질 경우 현역 입대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1군 전력에 없다면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게 낫다는 기조다. 실제 이는 박성한의 성공에서 효율이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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