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 내야의 핵심 전력인 제이크 크로넨워스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미 CBS스포츠는 2022년을 미리보는 포지션별 랭킹을 자체적으로 선정해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선수가 하나 있다. 이 포지션에서도 TOP 20, 이 포지션에서 TOP 20, 이 포지션에서도 TOP 20이다.

엔트리 운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각광받는 시대지만, 세 포지션에서나 리그 정상급 자원으로 평가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선수는 바로 김하성의 동료인 제이크 크로넨워스(27)다.

2020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크로넨워스는 훌륭한 데뷔 시즌에 이어 2021년에는 팀의 살림꾼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주 포지션인 2루에서 뛰다, 1루가 비면 1루로 가고, 유격수가 비면 유격수로 갔다. 세 포지션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수행할 수 있으니 감독으로서는 이만큼 예쁜 선수가 없다. 심지어 비상시 외야와 포수도 가능한 선수로 분류된다. 

크로넨워스는 올해 2루수에서 791⅓이닝, 유격수로 326⅔이닝, 1루수로 171⅓이닝을 뛰었다. CBS스포츠 또한 크로넨워스를 유격수 부문 14위에 선정하면서 “1루수 부문에서 9위, 2루수 부문에서 12위를 기록했다”면서 다재다능함을 칭찬했다.

이렇게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며 정신이 없을 법했지만, 그는 152경기에서 타율 0.266, 21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0을 기록했다. 후반기 성적이 처진 건 아쉽지만 162경기 체제 풀타임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김하성(26)으로서는 이런 동료가 있다는 게 든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출전 시간을 가로막는 벽이 될 수 있다.

실제 시즌 중·후반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왼 어깨 탈구로 재차 이탈했을 때, 제이스 팅글러 전 감독의 선택은 김하성이 아닌 크로넨워스였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데려온 애덤 프레이저가 있다는 게 전반기와 다른 점이었다. 당시에는 김하성을 유격수로 썼지만, 성적이 급했던 팅글러 감독과 구단은 크로넨워스를 먼저 택했다. 

내년에도 김하성의 주전 경쟁은 험난할 전망이다. 수비력과 주력에서는 확실한 인정을 받았지만, 공격력에서는 아직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현지 언론도 일단 김하성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분류하고 있다. 확실한 주전으로 보는 시각은 아직 적다. 올 시즌 성적과 경쟁자들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결국 김하성은 공격에서 능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하성은 아직 3년의 계약이 더 남은 반면, 프레이저는 2022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어깨 수술을 하지 않은 타티스 주니어는 장기적으로 유격수를 계속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차분하게 도전한다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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