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김기태가 믿는 남자’ 이범호의 ‘팀과 함께’
작성일: 2016.02.26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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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김기태 감독님 부임 첫해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어요. 제가 감독님 스타일을 잘 알지 못해서. 그런데 한 시즌을 치르고 나니 정말 좋아요. 우리 감독님과 함께하는 주장은 정말 복 받은 겁니다.”
3년 연속 타이거즈 주장. 팀에서 그를 믿고 있다는 증거다. 선수 자신은 다른 후배를 추천하려 했으나 감독의 믿음을 보고 다시 완장을 찼다. “분위기 정말 좋아요”라는 그의 이야기처럼 실제로 팀 분위기가 다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좋은 편이다. KIA 타이거즈 주장 이범호(35)는 2016년 KIA와 자신의 좋은 성적을 준비하고 있다.
선동열 전 감독 시절이던 2014년 주장으로 선임된 이범호는 이듬해 김기태 감독이 부임해서도 계속 주장으로 뛰고 있다. 주장 첫해인 2014년 105경기 타율 0.269 19홈런 82타점을 기록했던 이범호는 지난해 138경기 타율 0.270 28홈런 79타점을 거뒀다. 득점권에서 타율이 높지 않았으나 장타력을 갖춘 3루수의 이미지는 여전했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 맏형으로 후배들과 구슬땀을 흘린 이범호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선수단의 밝은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3년 연속 주장으로 뛰는 데 대해 이범호는 “경기를 준비하는 데 주장이 아닐 때와 큰 차이는 없다. 대신 주장으로서 야구 내외적인 면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과 함께 준비하는 것은 이제 편하다”며 “이제는 다른 선수들도 감독님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어 따로 이야기하는 것은 없다. 나는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전달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3년째 주장으로서 이제는 익숙하다는 뜻이다.
2000년 한화에서 데뷔한 이래 이범호는 감독의 믿음을 스스로 확인했을 때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팀에 공헌했다. 2004년 유승안 현 경찰청 감독 재임 시절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며 133경기(전 경기 출장) 타율 0.308 23홈런 74타점으로 활약했다. 김민재 현 kt 코치가 이적하며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자 3루로 이동한 이범호는 이후 김인식 감독의 믿음 속에 클린업트리오 한 자리를 지키며 붙박이 3루수로서 화력을 뽐냈다. KIA 이적 첫해이자 조범현 현 kt 감독 재임 시절인 2011년에도 내야수 줄 부상 속에 유격수까지 맡으며 자신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3할 타자로 활약했다.

반대로 감독이 그를 못 미더워 할 경우 이범호는 위축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였다.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이범호의 3루 수비를 계속 문제시하며 이범호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자신이 영입해 달라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구단에서 이범호 영입을 결정했기 때문. 입단 초기만 해도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던 일본인 동료들 가운데서도 곰살맞던 가와사키 무네노리(시카고 컵스) 정도를 제외하면 이범호를 동료로서 따뜻하게 감싸 주지 못했다. 실적이 중요한 외국인 선수였기 때문이다.
말 못할 심적 부담이 컸던 2010년 이범호는 48경기 타율 0.226 4홈런 8타점에 그치고 일본 생활을 마쳤다. 2012년 손목 부상과 허벅지 부상 재발 후 선수 본인의 플레이가 위축되자 선동열 당시 감독도 잠시 그를 믿지 못했다. ‘(이)범호가 다쳤다’가 아니라 ‘다칠 것 같아 못 뛴다더라’며 혀를 찼다. 그러나 이후 이범호가 착실한 재활 끝에 부상 우려를 떨치고 2013년부터 붙박이 주전으로 출장하자 선 감독은 다시 이범호를 믿고 기용했다. 이범호는 2013년 24홈런(4위)을 기록했다. 야구가 ‘멘탈 스포츠’라는 것을 이범호의 프로 생활이 증명하고 있다.
“KIA에 와서 좋은 추억도 있었고 부상으로 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KIA에서 보낸 시간을 만족하면서 보냈기 때문에 FA(프리에이전트) 자격 재취득 때 재계약을 결정했다. 그동안 모셨던 감독님들과 코치진, 동료들과 함께한 KIA 생활이 좋았다. 그리고 지금 모시는 김기태 감독님이 추구하는 야구와 내가 생각하는 야구에 꼭 맞는 것들이 많다. 구단에서도 내게 좋은 대우를 해 주셨고.”
그렇다고 이범호가 그동안 자신이 KIA 선수로서 펼쳤던 플레이에 만족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범호는 자신의 지난해 득점권 타율이 0.245에 그쳤다는 것을 계속 마음에 품고 있었다. “내가 득점 찬스에서 좀 더 잘 쳤더라면 우리 팀이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이겼을 것이다”며 자책했다. 이범호는 주장으로서 마음을 다잡는 동시에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돌아보는 한편 풀타임 주전의 위력도 잃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분위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재능 있는 후배들도 호시탐탐 1군 출장 기회를 노리며 준비하고 있다. 팀이 리빌딩 단계를 거치고 있는 가운데 좋은 후배들이 뒤에 있다는 점은 베테랑으로서 위안이자 선수로서 동기부여 요소다. 내 플레이가 주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팀은 다음을 준비할 수 있지만 반대로 내가 분발할 수 있는 좋은 자극이 되니까.”
“좋은 후배들과 밝은 분위기에서 함께 훈련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우리 팀은 물론 주장인 나를 위해서도 말이다. 올해 별다른 전력 보강 등이 없어 우리 팀 예상 전력이 낮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예감이 좋다. 뭔가 한번 일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님도 LG 시절에 ‘어렵다’고 이야기가 나온 순간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시지 않았는가.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
[영상] 이범호 인터뷰 ⓒ SPOTV 제작팀/영상편집 김유철.
[사진] 이범호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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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기자 ph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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