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스 퍼거슨 감독.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잉글랜드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장 큰 힘은 감독이었다. 적어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도할 때까진.

맨체스터의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16일(한국시간)  리오 퍼디난드의 말을 빌려 퍼거슨 감독이 분노했던 일화를 전했다.

약 19년 전인 2002년 11월. 맨유는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와 더비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맨유의 1-3 패. 맨유는 1989년 이후 13년 만의 패배를 당했고, 맨시티는 홈구장 이전 전 마지막 맨체스터 더비를 산뜻한 승리로 장식하며 의미를 더했다.

당시 맨유 입단 첫 시즌이었던 퍼디난드는 "처음 치른 더비 경기였다. 난 그때 라커룸에서 얼마나 큰 경기였는지 깨달았다"라고 회상했다.

선수들이 있는 라커룸으로 들어온 퍼거슨 감독은 분노를 쏟아냈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력에 불만이 컸다.

화살을 뤼트 판 니스텔로이를 향했다. 한 시즌 전 입단한 판 니스텔로이는 첫해 49경기 36골을 쏟아내며 확실한 골잡이로 자리매김한 상태였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교환한 맨시티 유니폼을 들고 온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퍼디난드는 "당시 신과 다름없었던 판 니스텔로이가 맨시티 유니폼을 손에 들고 들어왔다. 퍼거슨 감독은 판 니스텔로이에게 책임을 물었다"라며 정신 상태를 질타했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한 번 더 맨시티 유니폼을 갖고 걸어 들어는 게 보인다면 다신 이 팀에서 뛸 수 없을 줄 알아라"라고 힘줘 말했다.

퍼거슨 감독의 호통에 퍼디난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이게 퍼거슨 감독이 한 행동이었다. 정말 분노했다. 난 그때 앉아서 '이거 정말 큰 경기구나'하고 생각했다"라며 라이벌전의 무게감을 몸소 느꼈다고 밝혔다.

퍼디난드는 "그 경기 전에는 전혀 몰랐다. 하지만 이후에는 그 주에 많이 이기든 덜 이기든 라이벌전을 이기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란 걸 알았다"라며 다시 한번 더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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