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제 무리뉴 감독이 빠르게 공을 건네준 볼보이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K리그1의 마지막 한자리는 강원FC에 돌아갔다. 치열한 승부를 펼친 강원과 대전하나시티즌을 향해 손뼉을 쳐야 하지만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강원과 대전의 하나원큐 K리그 2021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수세에 몰렸던 강원이 전반 30분 만에 판도를 뒤엎었다. 2차전 스코어 3-1이자 합산 스코어는 3-2. 시간은 강원 편이 된 순간이었다.

이때부터였다. 강원 홈구장 볼보이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원활한 공 배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반대 방향으로 공을 던지는 일도 나왔다. 일부 선수는 답답함에 직접 육상 트랙까지 들어가 공을 가져오기도 했다.

시간을 지연하려는 목적이었다. 홈 이점이라는 주장과 정도가 심했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경기 후 양 팀 사령탑의 입장도 비슷했다. 대전 이민성 감독은 원정이기에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다 간절하기에 깨끗해져야 한다고는 생각한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강원의 최용수 감독은 홈 이점은 전 세계에 다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보이를 활용한 전략은 유럽 축구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당장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11, 토트넘은 올림피아코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났다. 먼저 두골을 내준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때 볼보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상대가 사이드 라인 밖으로 걷어낸 공을 빠르게 토트넘 선수에게 전달했다. 토트넘은 상대가 방심한 틈을 타 재빨리 공격을 전개해 득점을 만들었다.

이후 조제 무리뉴 감독은 해당 볼보이를 초대해 1군 선수단과 함께 식사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때만이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도 공 배급이 느린 볼보이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 이점을 누리는 것과 상대에 피해를 주는 건 다른 문제다. ⓒSKYSPORTS 중계 화면 갈무리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와 무리뉴 감독이 추구한 볼보이의 모습은 어떤 게 달랐을까. 말 그대로 홈 이점이다. 이로운 점을 갖는다는 의미의 이점에는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개념은 없다.

무리뉴 감독 역시 안방 이점을 살려 빠른 공 전개를 지시했을 뿐 선을 넘는 지연 행위는 하지 않았다.

반면 이날 강원의 볼보이들은 반대 방향으로 공급하거나 가만히 앉아있는 등 직무유기의 모습을 보였다. 강원에 이득을 주면서 대전에는 피해를 줬기에 공감을 받기 어려운 것이다.

대전 측에서 도가 지나쳤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이번 일은 선을 한참 넘었다는 뜻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홈 경기 관리는 홈 팀이 한다. 그에 따른 매뉴얼도 있다. 볼보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몇 명으로 구성되고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되고 공을 선수 방향으로 줘야 한다 등의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홈팀 강원이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윤겸 감독관은 볼보이와 관련된 논란 사항을 보고서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열릴 경기 평가위원회에서 이번 사항이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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