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모' 공식 포스터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올 하반기 대세는 단연 'K사극'이다. 전반적인 드라마 시청률이 저조했던 상반기와 달리, 잇따라 사극이 히트를 치며 드라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4일 종영한 '연모'도 그 주역 중 하나다.

KBS2 월화드라마 '연모'(극본 한희정, 연출 송현욱 이현석)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궁중 로맨스 드라마다.

시청률 6.2%(이하 닐슨코리아 제공)로 시작한 '연모'는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2.1%를 성적으로 받아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배에 가까운 상승세가 놀라울 법도 하지만, 더 감탄할 일이 남아 있다. 바로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의 선전이다. '연모'는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갯마을 차차차'에 이어 네 번째로 넷플릭스 TV쇼 부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많고 많은 사극 중에서 하필 '연모'가, 그것도 전 세계에서 호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 드라마 관계자는 15일 스포티비뉴스에 "사극에서 '남장 여자 왕'이라는 소재는 생소한데, 이휘(박은빈)와 정지운(로운)의 로맨스는 익숙한 전개로 흘러간다. 대신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이들의 신분으로 인해 전복되어 그려진다. 본 듯하지만 결코 진부하지 않으며, 시대의 흐름에 들어맞는 이야기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보인다"고 전했다.

물론 '연모' 이야기 자체가 갖는 힘도 컸다. 하지만 탄탄하고 흥미로운 극본이 무조건 높은 시청률을 담보할 순 없다. 업계 관계자들도 말한다, "시청률은 결국 운이 따라줘야 한다"라고. '연모' 역시 좋은 예다. K컬처 열풍이 대단했던 올 하반기, 넷플릭스 동시 공개는 단연코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배우 윤여정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과 '지옥'으로, 올해 K컬처에 대한 글로벌 관심은 점차 사람에게서 콘텐츠로 옮겨붙는 모양새였다. 이러한 호재 속에 지난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연모' 또한 입소문을 타며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연모'가 이러한 흐름에 탑승만 했다고 여겨지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 '연모' 역시 K컬처의 인기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사극인 '연모'는 한국만의 사계절과 자연경관, 전통적인 미가 반영된 궁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이는 글로벌 시청자들로 하여금 한국의 문화를 넘어 한국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연모'의 성공에 대해 "좋은 작품이 좋은 시기를 만나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고 평했다. 이러한 '연모'의 성공은 향후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나올 K드라마에도 좋은 선례가 될 전망이다. '연모'의 배턴을 이어받아 또 한번 K사극 신드롬을 이끌 작품은 무엇이 될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연모' 방송화면 캡처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