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투수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와 협상 줄달기 중이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가 FA 투수 양현종에게 '마지막 패'를 던졌다.

KIA는 22일 양현종과 4번째 FA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날 협상을 종료했다. KIA는 이날 오후 협상 종료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KIA는 최종안을 제시했고 양현종 측이 '조금 더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최종안'이다. KIA는 지난달 30일 장정석 신임 단장이 양현종과 만나 식사를 하며 상견례를 시작한 뒤로 약 한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양현종 측과 접촉하며 서로의 생각차를 줄이기 위해 애썼다. 그런데 최종안을 줬다는 건 이제는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의미다.

이제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 것은 양현종 뿐이다. KIA의 입장은 이제 변하지 않는다. 양현종 측이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 만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양현종도 깊은 고민 끝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1년 간의 미국 생활을 거쳐 KBO리그 복귀를 희망했다. 여기에서 KIA로 복귀한다면 KIA의 투자는 모두 양현종의 몫이 되지만, 타팀으로 간다면 양현종의 계약 금액 외에 최저 46억 원(양현종의 2020년 연봉의 2배)의 이적 보상금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양현종 측이 여러 차례 타팀과 접촉을 했음에도 쉽게 결과는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종의 연봉 총액까지 합치면 KIA는 제외한 9개 팀은 내년 만 34살이 되는 투수를 위해 150억 원 내외의 투자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 양현종의 선택지는 생각보다 좁아질 수 있다.

KIA와 양현종은 2007년부터 이어진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양현종의 프로 데뷔 꿈과 KIA의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꿈은 모두 함께 이뤘다. KIA 선수들은 이미 양현종의 로커룸 자리를 빼놨고, 양현종은 미국에 있을 때도 종종 KIA 구단 영상, SNS에 안부를 남기며 자신의 존재를 어필했다.

양측이 과연 한 달 간의 갈등을 털고 예전의 동행 관계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제 KIA가 더 다가갈 일은 없다. 밀당의 키는 모두 양현종이 쥐고 있다. 어쩌면 그가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가장 큰 결정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중한 양현종은 고심 끝에 어떤 답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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