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인태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에서 주전이 돼야 조금 더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가 자랑하는 엘리트 육성 코스를 차근차근 밟은 외야수 김인태(27)가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반드시 두산에서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잡겠다는 목표 하나만 바라보며 9년 동안 달려왔다. 프로 10년째를 맞이하는 다음 시즌, 김인태는 어느 해보다 치열한 우익수 오디션 경쟁에 뛰어든다. 

김인태는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두산은 기존 주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7~8년 뒤를 내다보며 김인태를 육성했다. 입단 초기에는 김인태가 1군에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자 경찰야구단에서 군 문제부터 해결하게 했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경험을 쌓게 했다. 김인태는 대타로 시작해 4번째 외야수까지 성장하며 1군 붙박이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올해는 정수빈이 부진한 전반기 동안 잠시 주전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김인태는 133경기에서 타율 0.259(344타수 89안타), 8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100경기 이상 나선 시즌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첫 풀타임 시즌이라 전반기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이어 가지 못한 점은 아쉬울 만했다. 후반기 들어 매서운 기세로 그라운드를 누빈 정수빈에게 결국 다시 자리를 내주고 올해를 마무리했다. 

아쉬움도 잠시 김인태에게 다시 큰 기회가 찾아왔다. 올겨울 FA 시장에 나온 우익수 박건우(31)가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원 대형 계약에 성공해 팀을 떠났다. 자연히 대체 1순위로 4번째 외야수인 김인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데뷔 10년 만에 가장 큰 기회가 찾아온 것은 맞지만, 시험대를 피할 순 없다. 2016년 2차 1라운더 조수행(28), 2019년 1차지명 김대한(21)이 유력한 경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은 22일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강진성(28)을 지명하면서 김인태의 경쟁자를 하나 더 늘렸다. 강진성은 NC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최근 2년은 1루수로 뛰었지만, 주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두산 1루는 올해 양석환(30)이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 강진성이 판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 1루 백업을 볼 수는 있어도 주전 경쟁은 우익수 후보들과 펼칠 확률이 높다. 

두산 관계자는 "1, 3루도 가능하지만, 지금으로선 외야로 보강해 김인태와 함께 활용도를 생각하며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른손 대타도 없는 상황이라 여러모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고의 9년을 보낸 김인태는 김재호, 오재원, 김재환, 박건우, 최주환(현 SSG) 등 선배들처럼 대기만성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김인태가 엘리트 육성 코스의 마지막 관문까지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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