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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은 있는데 손아섭은 놓쳤다…롯데 지갑은 언제 열릴까[SPO 이슈]

작성일: 2021.12.25 05:05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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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를 떠나 NC로 향하는 손아섭.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정중동’ 움직임을 보이던 롯데 자이언츠가 FA 집토끼를 놓쳤다. 외야수 손아섭(33)이 24일 NC 다이노스 이적을 발표하면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의 행보가 아리송한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이날 NC는 “FA 외야수 손아섭과 4년 총액 64억 원(계약금 26억 원, 연봉 합계 30억 원, 인센티브 8억 원)으로 계약을 마쳤다. 구단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손아섭이 꼭 필요한 선수라고 봤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그 이름 자체로 롯데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2007년 부산고를 나와 입단한 뒤 올 시즌까지 한 유니폼만을 입으면서 활약했기 때문이다.

그간 남긴 인상도 강렬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3할 타율을 놓치지 않았고, 올 시즌에는 2000안타 금자탑을 쌓았다. 롯데 유니폼만을 입고 2000안타를 달성한 선수는 40년 역사상 손아섭이 유일하다.

이처럼 롯데에서 15년을 뛰며 상징성을 키운 손아섭. 4년 전 처음 FA가 됐을 때는 잔류를 택했지만, 이번 이적시장에선 선택이 달랐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NC의 손을 잡았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낙동강 라이벌’ NC로 향하면서 궁금증 어린 시선은 자연스레 롯데로 향하고 있다. 손아섭을 놓친 것은 물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제대로 포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적시장에서 FA 내야수 안치홍을 영입했던 롯데는 올겨울에도 적지 않은 지출이 예상됐다. 최우선 과제는 집토끼 손아섭과 정훈 잔류. 둘 모두 타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인 만큼 롯데가 발 빠르게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손아섭과 재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일단 양측에서 원하는 조건이 크게 차이가 났다. 손아섭은 자신과 나이대가 비슷한 FA 외야수들이 잇따라 100억 원 안팎의 계약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눈높이가 조금씩 올라갔지만, 롯데는 처음 내놓은 기준에서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몇 차례 만남에도 진전이 없던 이유였다.

이때 손아섭에게 손길을 내민 곳이 NC였다. 주전 외야수 나성범이 KIA 타이거즈로 향하자 전력 보강을 위해 손아섭 영입을 결정했고, 최근 급속도로 세부조건을 맞춰갔다.

NC와 손아섭이 합의한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64억 원(계약금 26억 원, 연봉 합계 30억 원, 인센티브 8억 원)이다. 바꿔 말하면, 롯데는 손아섭에게 4년 60억 원 수준 아래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다.

보통 내부 FA를 눌러 앉히지 못한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된다. 지갑이 넉넉지 않은 경우와 재계약 의지가 약한 경우다.

▲ NC 유니폼을 새로 입은 손아섭.
이와 관련해 롯데는 올겨울 같은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장에서 FA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실무진이 그룹을 설득해 실탄을 보급받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혔다. 오버페이 아래의 조건이라면, 총알은 준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전략은 손아섭 협상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롯데는 미리 어느 정도의 마지노선을 정하고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손아섭의 몸값은 예상대로 구단 기준을 상회했다. 잔류 가능성이 계속해 낮아진 이유다.

반면 움직임이 자유로운 손아섭은 스토브리그 흐름을 파악하며 희망가격을 정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남고 싶은 욕심이 컸지만,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구단이 있다면 이적도 가능하다는 마음으로 FA 협상을 임했다. 그리고 최근 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한 NC와 손을 잡았다. 이번 계약을 주도한 손아섭 에이전트는 “롯데에서도 좋은 제안을 해줬지만, 선수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협상 분위기를 대신 설명했다.

핵심 외야수를 놓친 롯데는 이제 전력 보강의 기회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현재까지 남은 FA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정훈과 내야수 박병호, 황재균, 포수 허도환뿐. 현실적으로 필요한 선수는 사실상 정훈 한 명인데 정훈 역시 몇몇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는 터라 손아섭처럼 이적 가능성이 열려있다. 더욱 늦어지면 전력 보강 대신 손실로 이번 스토브리그를 마칠 수도 있다.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의 아픔을 안고 올겨울을 맞이한 롯데. 과연 남은 FA 시장에서 고이 아끼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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