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눈치게임이 치열했다.

정재원은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준결선 1조에서 4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결선 진출 확정이다.

여유롭게 결선행 티켔을 땄다. 정재원은 첫 포인트 구간에서 3위로 1점을 획득했다. 선두권 뒤에서 체력을 아끼다 필요한 점수만 얻었다.

영리한 경기 운영이었다. 결승을 생각해 선두권 선수들을 따라가다 포인트가 필요한 순간에만 스퍼트를 올렸다.

결국 정재원은 최종 12점을 따며 1조 4위에 올랐다.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의 특징을 합친 종목이다. 4년 전 평창 대회때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400m 트랙을 16바퀴 돈다. 주행거리만 6400m. 선수들이 레인 구분 없이 동시에 출발해 레이스를 펼친다. 

4바퀴마다 상위 3명의 선수들에게는 각각 3점, 2점, 1점이 주어진다. 마지막 결승선에는 가장 큰 배점인 60점, 40점, 20점이 걸려있다. 점수를 모두 합산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이 종목 올림픽 초대 챔피언은 이승훈이다. 평창 대회 때 줄곧 뒤쪽에 처져있다 막판 스퍼트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은 이승훈의 차지였지만, 정재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얘기였다. 정재원은 이승훈 앞에서 경기를 펼치며 페이스메이커 임무를 맡았다. 경기 중반부터 중간 그룹을 이끌며 경쟁자들의 체력을 떨어뜨린 동시에 이승훈이 공기 저항을 피할 수 있게 도왔다. 

이번 대회에선 정재원의 메달 가능성이 좀 더 높게 점쳐졌다. 정재원은 세계랭킹 4위, 이승훈은 5위다. 

정재원은 2019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2020 월드컵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4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한편 정재원, 이승훈은 김민석과 함게 앞서 팀 추월에도 참가했다. 준준결선에서 3분41초89를 기록하며 준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5~6위 결정전에서도 캐나다보다 늦은 3분53초77을 올리며 6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