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EPA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EPA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EPA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EPA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카밀라 발리예바 문제는) 법과 원칙을 따른 결과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후반부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의 도핑 양성 파문을 두고 토마스 바흐(69)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적법절차에 의한 처리였음을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18일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폐회식을 사흘 앞두고 결산 성격을 띤 기자회견이었고 "성공적인 올림픽 대회 끝으로 가고 있다"라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큰 문제없이 대회를 열고 있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노래했다. 

하지만, 도핑 양성 파문을 일으킨 발리예바에 대해서는 "슬픈 이슈"라고 전했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지난해 12월25일 러시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채취한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을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양성으로 전달 받고 선수 자격 일시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러시아 올림픽위원회(ROC)와 발리예바 측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고 RUSADA는 이를 철회했다. 그러자 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WADA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경기 하루 전인 지난 7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발리예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점프를 연이어 실수하며 무너졌고 최종 4위에 그쳤다. 발리예바가 수상권에 오르면 시상식을 개최하지 않으려 했던 IOC는 플라워 세리머니를 열었다. 발리예바의 결과에는 '잠정적 성적'으로 별표(*)가 붙었다. 다른 도핑 샘플(B샘플) 확인이 필요하고, 혐의에 대해 최종 입증하지 못하면 상황에 따라 무효 처리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을 본 바흐 위원장은 "판정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라고 전제한 뒤 "저도 어제 TV로 경기를 지켜보면서 심란했다. (발리예바가) 얼마나 중압감이 컸을지 짐작이 갔다. 저도 선수 생활을 해봤지만, 경기하면서 받는 중압감은 무시 못 한다.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15세 소녀 입장에서는 힘들었을 것이다"라며 발리예바가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 눈물 흘리는 카밀라 발리예바 ⓒ연합뉴스
▲ 눈물 흘리는 카밀라 발리예바 ⓒ연합뉴스

 

무엇보다 발리예바가 연기에 실패하고 키스 앤 크라이 존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코치나 주변 스태프가 대하는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코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그를 냉대하는 장면을 봤다. 소름 끼칠 정도였다. 위로하거나 돕기보다 냉대하는 것 볼 수 있었다. 쌀쌀한 분위기 읽을 수 있었다. 몸짓을 보면 더 최악이다. 저렇게 선수에게 냉정할 수 있을까 싶더라"라고 비판했다. 

앞으로의 문제 처리에 모든 관심이 쏠린다. 바흐 위원장은 "일단 발리예바가 정신적 압박감을 크게 받았을 것이고 도움이 필요하리라 본다. 트라우마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지적한 뒤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고도 발리예바로 인해 시상식에 나서기 어렵게 된 미국, 일본 선수들과 충분히 대화를 했다며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미국 선수단에는 성화봉을 선물해 진의를 두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비판도 따랐다. IOC가 CAS에 결정을 맡기며 책임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WADA의 통보가 늦었던 것에 대해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WADA에 책임이 있으니 그쪽에 문의하라"라며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바흐 위원장은 "분명한 것은 IOC가 제소 했었고 패했다는 것이다. 이 결정을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존중하지 않으면 안됐다"라고 항변했다. 

미성년 선수 출전 규정에 손을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흐 위원장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며 집행위원회에서의 논의와 WADA의 규정 변화에 대해 협의할 것임을 밝혔다. 또, 종목별 국제연맹(IF)과도 논의해 올림픽 출전 최소 연령에 대한 논의를 예고했다. 

사견이라 전제한 바흐 위원장은 "반도핑 규정은 공정 경쟁을 위해 존재한다. 공정 경쟁을 하려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선수가 미성년자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제도 변화를 강조했다. 

발리예바 혼자 도핑 양성에 관여한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러시아를 뺀 전 세계의 시각이다. 자연스럽게 주변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는 "IOC가 경찰이 아니고 사법권이 없어서 측근에 대한 조사, 심문이 어렵다. 기소할 상황도 아니다. 재제 조치도 제한적이다. 각국 정부의 지원 필요하다"라며 관련국 정부 사법기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러시아를 뺀) 세계 언론이 너무 발리예바를 도핑 규정 위반의 상징으로 내몰며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러시아 취재진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만 확인하자면 소변 샘플에서 양성 반응은 확실하다. 이 문제에 대해 간과하지 않고 대응하겠다"라며 일축한 뒤 "CAS 제소는 패소했다. 법치가 그렇다. 정의가 이뤄지는 과정이다. 발리예바의 몸에 그런 성분을 넣은 사람이 문제다"라고 화살을 발리예바의 주변인으로 돌렸다.  

어쨌든 발리예바가 도핑 양성에도 불고하고 출전해 경쟁한 것은 사실이다. '올림픽 정신이 죽었다'라는 지적을 들은 바흐 위원장은 "법치라는 원칙을 따른 결과다. 법치를 지키는 것은 모든 이에게 공정하다는 것과 같다. IOC는 모든 규정을 엄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밝혀지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라며 지속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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