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김성연 기자] 4년 전 아픔을 이제 막 씻어내고 있는 김보름(29)이 희망찬 레이스를 시작한다.
김보름은 한국시간으로 19일 오후 4시45분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리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에 박지우(24)와 함께 나선다.
벌써 3번째 동계올림픽 무대다. 김보름은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선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1500m와 3000m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았다. 이어 2018평창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기량을 꽃피웠다.
그러나 기뻐할 틈도 없이, 당시 영광은 뼈아픈 상처로 남았다.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 때문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김보름 그리고 박지우는 노선영(33)보다 한참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팀추월은 마지막 주자의 기록으로 우열을 가리는 만큼 뒤처진 동료를 최대한 이끌어주는 전략이 정상적으로 통하지만, 당시 경기에서 그러한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 논란의 시작이었다.
이는 빙상계 안팎으로 크나큰 파장을 낳았다. 특히 노선영이 경기 직후 각종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 안에서의 불화설과 고의적인 따돌림을 이야기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졌고, 이는 김보름과 노선영 사이의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김보름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히려 4년 후배인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2020년 10월 법적 다툼을 전개했다.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16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의 허위 인터뷰로 명예가 훼손됐는지와 관련해서는, 원고가 피고를 소외시키고 종반부 갑자기 가속하는 비정상적인 주행으로 왕따 주행을 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감사 결과, 왕따 주행은 없었다고 결론지었고 재판부 역시 같은 의견이다"고 판단했다.
이 기간 다시 태극마크를 단 김보름은 묵묵히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했다. 그리고 기나긴 기다림을 마치고 19일 이번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일찌감치 이곳 베이징으로 건너와 빙판을 점검하고 컨디션을 조절한 김보름은 "후회 없이 경기를 하고 싶다. 또, 평창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에선 매스스스타트에만 출전하게 돼서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며 각오를 다졌다.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과 비슷하게 모든 선수들이 동시 출발해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순서대로 메달을 가린다.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권으로 들어온다면 2회 연속 메달리스트로 남게 되는 김보름은 18일 공식훈련을 통해 마지막 담금질을 마쳤다. 결전을 하루 앞둔 탓인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은 사양한 채 30분가량 몸을 풀고 다시 선수촌으로 복귀했다.
한편 4년 전 김보름과 함께 논란의 중심이었던 박지우도 베이징올림픽 매스스타트 경기를 치른다.
애초 이 종목에만 뛸 예정이었지만, 벨라루스 선수가 기권하면서 17일 열린 여자 1000m에서 먼저 빙판을 탄 박지우는 1분19초39의 성적으로 30위를 기록했다. 결과와 상관없이 매스스타트를 앞두고 먼저 실전을 치른 점이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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