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보고 자란 소년… 김광현이 섰던 마운드를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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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프로 선수를 꿈꾸던 야구 소년은 한 선수의 역동적인 폼과 경기의 판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좋아했다. ‘저 선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수많은 비디오를 돌려봤다. 그렇게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고, 어쩌다보니 기막힌 기회가 왔다.
소년이 집중해 바라본 선수는 김광현(34)이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자, 2020년에는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아 2년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그런 김광현을 동경하며 꿈을 키운 소년은 이제 팀의 15년 후배가 된 박상후(19·SSG)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SSG의 2차 3라운드(전체 22순위) 지명을 받은 박상후는 그래서 지명이 운명이라고 믿는 듯했다. 자신의 우상이 뛰었던, 그리고 언젠가는 돌아올 팀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김광현을 좋아했다는 박상후는 “고3때도 선배님의 등번호(33번)를 달았다”면서 “나중에 다시 팀에 오시면 많이 여쭤보고 배우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제2의 김광현’을 꿈꾸며 프로선수가 됐다. 그리고 언젠가 돌아올 김광현에게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1군 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의욕도 대단하다. 프로 입단 후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박상후는 “이곳은 경쟁하는 무대다.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면서 “캠프를 시작하고 나서 피칭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또 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도 계속 한다. 더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프로 첫 감상을 설명했다.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다. 2월 중순에 이미 80%의 힘으로 40개 정도의 불펜피칭까지 끝냈다. 신인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빠른 축이다.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가 박상후를 유심히 지켜본다. 무리해서는 안 되지만, 공의 개수가 너무 적으면 경기 체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이트 코치는 박상후의 불펜 투구 수를 조금씩 늘려 잡고 있다. 물론 그만한 여건이 된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준비 상태가 좋음을 시사한다.
실제 김광현과 많은 것이 닮았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왼손이다. 물론 투구 폼이 100% 같지는 않지만 긴 익스텐션과 높은 타점 등 역동적인 맛이 있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도 김광현처럼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다. 이 원석을 다듬는 작업이 한창이다. 박상후는 “장점은 최대한 살려가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갔던 것 같다.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은 원인이 고개가 좀 돌아가는 게 있었다. 여기 와서 코치님들이 교정해주시고 방법을 알려주신다”고 입단부터 캠프 전까지의 과정을 차분하게 설명해나갔다.
지금은 기술적으로도 욕심이 난다. “확실한 결정구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 조웅천 1군 투수코치의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다. 박상후는 “프로 오면 두 가지(패스트볼·슬라이더)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스스로 많이 했다. 변화구도 커브와 스플리터까지 배워서 다양성을 보완하려고 했던 것 같다”면서 “체인지업과 스플리터 중에 스플리터를 선택했고, 거기에 느린 변화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커브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쉽게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다 선발투수가 되고자 하는 꿈, 그리고 우상인 김광현을 따라가려는 꿈이 있어서 즐겁다. 박상후는 “선발투수를 하고 싶기 때문에 구종을 다양하게 추가했다”고 했다. 겸손한 말투 속에서도 꿈을 이야기할 때는 당당하다.
박상후는 “올 시즌에도 기회가 온다면 그것을 잡고 싶다. 1군 데뷔가 목표다. 2군에 있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1군에 가서 1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고 출사표를 내밀었다. 김광현을 보며 꿈을 키웠던 한 소년이, 김광현이 평생을 지켰던 그 마운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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